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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Feb 08. 2023

뉴스레터를 ‘수신 거부’한 분들이 2000명을 넘어섰다

1. 뉴스레터를 ‘수신 거부’한 분들이 무려 2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요즘 뉴스레터 구독자를 2000명 모은 것도 쉽지 않다고 하는데.. ‘수신 거부’ 혹은 ‘구독 취소’를 한 사람들이 2000명이 넘다니 ㄷㄷ


2. 언뜻 보면 놀라운 숫자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딱히 특별한 건 아니다. 뉴스레터를 포함해 모든 소셜 미디어에서 구독한 사람이 있다면, 이를 취소하는 사람들도 언제나 있기 마련이니까. 심지어 나조차도 그러하고.


3. 무튼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대략 일주일에 10~20분 정도가 뉴스레터를 수신 거부하는데.. 이는 전체 발송하는 뉴스레터의 0.1%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


4. 그런데 이 0.1%에 해당하는 수치가 2~3년 동안 꾸준히 쌓이면 수천 명이 되는 셈. 이를 바꿔 말하면, 작아 보일 수 있으나 매주 10~20명의 구독자가 순증해도 몇 년 운영하면 구독자가 수천 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5.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꾸준히 축적했느냐’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신 거부한 분들이 2000명이 넘었다는 건 그만큼 꾸준히 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6. 그리고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신 거부를 했고, 왜 했는지에 대해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편. 안 맞을 수도 있는 거고, 각자 사정이 있겠지. 애초에 매주 수신 거부를 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 구독하기도 하고.


7. 게다가 스티비의 요금 체계는 구독자 수에 따라 발송 비용이 단계별로 증가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수신 거부를 해주는 분들은 장기적으로 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어서 수신 거부를 해주실수록 오히려 좋다고도 생각하는 편.


8. 즉, 부족함이 많은 뉴스레터를 구독해주는 것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기꺼이 수신 거부를 해주는 것 또한 어떤 측면에서는 굉장히 좋은 일. 그리고 아주 잠시라도 누군가의 메일함에 머물렀다는 것 자체도 감사한 일이고.


9. 그리고 비즈니스적으로는 ‘수신 거부를 한 사람의 수’보다는 ‘오랫동안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분들의 수’가 얼마나 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창작자나 사업자는 전자를 줄이는 것보다는 후자를 키우는 것에 훨씬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 편이고. 물론 둘 다 잘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10. 근데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앞서 말한 2가지 모두가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있어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독자 혹은 고객이 창작자를 마치 구원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11. 사업하는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그렇게 말하는 게 쉽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말들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편.


12. 그게 열렬 독자든, 수신 거부자든, 그런 사람들 모두는 결국 창작자가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었을 때 얻는 결과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만들지 않으면 애초부터 독자든, 거부자든 그런 게 생겨나지조차 않겠지.


13. 이를 뉴스레터로 바꿔서 말하면, 어떤 창작자가 뉴스레터를 꾸준히 발행했기 때문에 구독자도 생기는 거고, 수신 거부자도 생기는 셈.


14. 따라서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창작자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느냐?’, ‘뉴스레터 운영자가 얼마나 꾸준히 뉴스레터를 발행하느냐?'일 수 있다. 그래야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든,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든 하는 거니까.


15. 그런 의미에서 창작자로 산다는 건 ‘호와 불호를 끊임없이 감당하면서 꾸준히 콘텐츠를 만든다'는 의미일 수 있다. 고로 조금의 칭찬에 지나치게 열광할 필요도 없고, 조금의 비난에 지나치게 낙담할 필요도 없다.


16.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얼마나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겠지.


17. 따라서 이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창작자가 자신의 생산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유지하느냐’일 수 있는데.. 이걸 깨닫고 나서부터인지 참 웃기게도,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나를 응원하게 되더라. 내가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해야 뭐라도 만들어지는 거니까.


18. 그리고 처음에는 이 모습이 어이없고 좀 오그라들고, 자기애 과잉처럼 느껴졌는데.. 최근 들어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내가 나를 진심으로 열렬히 응원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내가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열렬히 응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달까.


19. 내가 나를 응원하는 게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 정도 자기 과잉쯤은 충분히 감당해도 되지 않을까? 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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