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악 산업에 대해 잘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박진영 PD가 K-pop의 발전에 미친 영향 중 하나가 ‘말하듯 노래하라'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2.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뿐 아니라,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래를 잘하고 싶어 하고, 노래를 잘한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 하기에, 온몸에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 고음을 내는 것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3. 그러면 듣는 사람 역시 불편하기 때문에, 그러지 말고 평소 대화하는 것처럼 몸에 힘을 빼고 편하게 말하듯 노래하라는 박진영 PD의 조언은 고음 처리를 잘 하는 등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 할 것인가’만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랄까?
4. 그런 연장선에서 그 유명한 ‘공기 반 소리 반’도 나온 것이고. 힘이 너무 들어간 상태에서는 공기 반 소리 반이 되지 않으니까
5. 그런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이 케이팝 아이돌 그룹을 보며 화려한 무대와 각 잡힌 퍼포먼스에 열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트와이스를 포함해 JYP의 여자 아이돌들이 안무를 줄인 상태에서 편하게 노래 부르는 장면을 훨씬 더 좋아하는 편.
6. 편하게 노래를 불러서 듣기도 좋은 데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진달까?
7. 그리고 뜬금없을 수 있지만, 여기서 영감을 받아 글쓰기가 어렵다는 사람들에게 “말하듯 글 쓰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8. 마치 억지로 고음을 부르려는 사람들처럼, 글쓰기를 연습하는 사람들 중에는 너무 힘이 들어가서 문체도 어색한데다, 내용도 거친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
9.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배울 때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인식하고, 실제로도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들은 것들이 있어서 자신의 말투와는 무관하게 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말과 글이 달라서 오히려 더 혼동스러운 경우도 있다.
10. 실제로 만나서 대화하면 말은 정중하고 부드럽고 근사한데, 글은 딱딱하고 의외로 거친 경우가 많고, 실제로 말과 글이 다른 사람들도 꽤 있다.
11. 그래서 글쓰기 연습을 할 땐, 나와 맞지 않은데 억지로 글 잘 쓰는 법이라며 배운 짧은 문장이나 애매한 스킬을 쓰기보다는, 평소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듯이 글을 쓰는 연습부터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편. 물론 글쓰기 관련한 책이나 강의에서 이런 말을 경우는 거의 없지만.
12. 특히 과거에는 제한된 분량과 지면과 매체 안에서 글을 써야 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글투나 프레임이 정해져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시대이고,
13. 글이라는 것이 본디 잘 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어투로 표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에, 먼저 말하듯 글 쓰는 연습을 하고, 그런 다음에 좀 더 잘 쓰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게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하는 편.
14. 그리고 아직은 가설이지만, 말과 글이 일치되면 글을 개선하면 말도 좀 더 논리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15. 그런 의미에서 말하듯 글을 쓰는 연습을 하는 첫 번째 단계가, 일단 마음의 부담은 내려놓고 아무말이라도 써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말 글쓰기 클럽>을 만들어서 계속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
16. 설령 그게 아무말이라고 해도, 말하듯이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공간은 세상에 많지 않으니까.
17. 실제로 <아무말 글쓰기 클럽>을 두 시즌 정도 운영하면서 참여하신 분들의 글에서 힘이 빠지고, 그럴수록 자신이 더 잘 드러나는 것들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아직 시작 단계라 개선해야 될 게 많지만 그래도 처음 가졌던 가설 중 몇 개는 확인되고 있달까?
18. 그리고 미친 소리 같지만,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나의 이야기나 나의 생각을 내 말투로 나답게 전달하는 걸 대체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고, AI가 이를 대체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인 일일 수 있다.
19. 그리고 내 생각을 내 말투로 전달하는 역량을 기르는 것에서부터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르지.
20. 고로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말하듯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에 첫 모임이 열리는 <아무말 글쓰기 클럽>이 1자리가 남은 건 안 비밀쓰라고 한다 (호호) 무튼 나 화이팅
아무말 글쓰기 클럽 안내 : https://somewon.notion.site/4-7-1-cd38fe8fd2b24b17958e169d23372c83?pvs=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