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넷의 하수구’라는 오명을 가진,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이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상장을 했다고 한다. 레딧은 상장 초기 시가총액 14조 원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IPO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2. 지금은 주가가 다소 하락했음에도, 그래도 시가총액 10조 원대는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황.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독보적인 저널리즘과 레거시 미디어의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뉴욕타임즈의 시총도 현재 10조 원대라는 점.
3.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역사와 전통을 가진 레거시 미디어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으나, 성공적인 저널리즘의 상징으로 불리는 뉴욕타임즈와 한때 인터넷의 하수구라고 불렸던 레딧이 적어도 자본 시장 안에서 비슷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는 꽤 흥미로운 부분이랄까?
4. 그리고 앞으로 둘 중 누가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운 포인트. 전통적인 문법에 근거해 게이트키핑을 하며 고퀄리티 콘텐츠를 만들어 구독자에게 제공하는 뉴욕타임즈가 더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을까, 아니면 콘텐츠 제작은 유저들이 자유롭게 하되 자체적인 콘텐츠 모더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해 오물을 걸려내고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까? 누가 더 비즈니스적으로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까?
5. 과거 같았으면 어떻게 고품격 저널리즘의 상징인 뉴욕타임즈와 레딧 따위를 비교할 수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과연 지금도 그럴까?
6. 실제로 상장 전 레딧은 ‘쓰레기 같은 게시물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상장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오랜 기간 동안 받았다. 필터 없이 올라오는 게시글 중 일부가 레딧의 주가를 급락시킬 것이라는 의구심도 있었고.
7. 그런데 레딧의 경영진은 과감한 콘텐츠 모더레이션 원칙을 세우고, 이를 밀어붙이면서 정면돌파를 했다. 보통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가짜뉴스나 선정적 혹은 불법 정보가 올라오면, 해당 게시물만을 삭제하거나 해당 게시자만을 탈퇴시키는 조치를 하는데,
8. 레딧은 자정 작용을 만들어내기 위해 해당 이슈와 관련된 서브 레딧 전체를 날리는 과감한 조치를 시행했다. 즉, 사람들은 몇 가지 문제 되는 게시글이 일부 삭제되더라도 계속 올라오면 여기는 그래도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어서, 아예 해당 공간을 통째로 날리는 것이 자정 작용을 일으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9. 실제로 레딧은 이 과감한 조치로 상당수의 유저를 잃기도 해서 ‘무리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혐오 표현 등은 현저히 줄어드는 자정 작용이 나타났으며, 레딧의 강경 정책에 실제로 상당수의 악성 유저들이 레딧을 떠났다고 한다.
10. 그래서인지 뉴욕타임즈는 레딧의 성공적인 상장을 두고 ‘콘텐츠 모더레이션의 승리'라고 설명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레딧의 콘텐츠 모더레이션 시스템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한 셈.
11. 심지어 각종 선정적인 콘텐츠와 불법적인 콘텐츠로 온라인에서 또 다른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패트리온’마저도 레딧의 모더레이션 방식을 벤치마킹 중이라고.
12. 무튼 전통적인 게이트키핑 방식으로 콘텐츠 퀄리티를 유지하는 레거시 미디어의 방식과 유저들에 의해 자유롭게 콘텐츠가 생성된 이후에 모더레이션하는 방식 중 어떤 것이 앞으로 더 큰 비즈니스적 가치를 가질지가 개인적으로는 꽤 궁금한 편인데,
13. 뜬금없지만, 시간이 생기면 관련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뭔가 굉장히 다양한 관점들이 나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쓰. 그렇다면 여러분의 생각은?
++ 무튼 혜림 님께서 레딧 상장을 포함해 글로벌 IT 업계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주셨는데, 해당 아티클은 썸원 프라임 멤버십 회원분들만 보실 수 있는 건 안 비밀입니다 (호호) 늘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아직 막차 모집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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