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고, 최근에는 모 매체에서 뉴스레터를 시작한다며 보도자료까지 뿌렸다. 그렇게 요즘은 일주일만 해도 수백 건의 뉴스레터가 발행되는데.. 뉴스레터의 붐이 막 시작되던 때와 비교해보면, 분위기는 사뭇 많이 달라졌다.
우선 뉴스레터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예전에는 뉴스레터면 뭐든 일단 구독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요즘은 워낙 많은 뉴스레터들이 오다 보니 필요한 것 이외에는 구독하지 않거나 의식적으로 뉴스레터를 줄이는 사람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 구독하는 뉴스레터를 줄이지 않으면, 1~2주만 지나도 메일함이 터지니까.
물론 이걸 부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자주 읽지 않은 뉴스레터를 수신거부하는 일은 앞으로도 강화될 것이고, 사실 이 방향이 바람직하기도 하다. 운영자 입장에서나 독자 입장에서나 읽지 않은 메일이 쌓이는 건 서로에게 비효율이니까. 그리고 그렇게 되면 ‘자신이 어떤 뉴스레터를 받아보느냐’, ‘자신이 어떤 뉴스레터를 열정적으로 구독하느냐’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원래 미디어라는 것이 그런 기능을 하니까.
따라서 일반적으로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 시사 혹은 취향 등 카테고리를 먼저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어떤 카테고리를 선택하든 그 분야의 뉴스레터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고민보다는 자신이 독자의 어떤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뉴스레터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그 어떤 플랫폼과 달리 독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라서,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본인이 어떤 독자들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아는 게 전부일 수 있다. 그럴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찾는 것이 나름의 기술이고.
그래서 무조건 많은 독자를 확보한다거나, 몇 개월 만에 몇 명을 모은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어떤 독자들과 연결되어 있고, 그 독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게 명확해지면 날카로워질수록 차별화된 뉴스레터가 될 것이고.
물론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법 같은 건 없다. 보통 이렇게 말하면, 마케터들이 타겟팅을 하듯 처음부터 독자를 세분화해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프로덕트 단위에서는 그런 방법이 충분히 효율적이고 유의미할 수 있으나 때때로 콘텐츠는 그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도 하니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콘텐츠에서는 독자를 정밀하게 타겟팅하지 않아도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그리고 꾸준히 쓰다 보면 독자가 생기기도 한다. 물론 이를 비즈니스로 바꾸려면 당연히 규모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규모를 늘리려고 자신이 쓸 수 없는 이야기들을 쏟아내다 보면 결국 허들에 걸려서 넘어지는 건 창작자 본인일 뿐이고.
그래서 초기에는 단순 규모보다는, 어떤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좋아하고, 그들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이며,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자신이 추구하는 사이에 어떤 접점이 있는지를 파고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렇게 창작자와 독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얼라인되고 그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나면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인 셈이고. 일종의 PMF 같은 개념이랄까.
그렇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고, 어떤 주제를 다루느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요소일 수 있다. 특히나 그 방식이 뉴스레터라면 더더욱 그렇다. 뉴스레터는 독자와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최전선에 있는 툴이라서, 어떻게 하면 뉴스레터를 통해 독자와 잘 연결될 수 있느냐, 어떻게 하면 독자들과 더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그래서 유료 멤버십이나 오프라인이나, 혹은 오디오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뉴스레터와 결합되는 것이고.
정리하면, 사람들이 착각하지만, 뉴스레터는 플랫폼이 아니고, 콘텐츠 포맷도 아니며, 서비스도 아니다. 그저 창작자와 독자가 좀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툴일 뿐.
따라서 뉴스레터를 운영한다는 건 자신의 독자가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그 독자들과 연결되는 더 나은 방식을 계속 탐구하고 시도한다는 뜻이다. 그걸 할 수 있어야 뉴스레터를 운영한다는 것이 좀 더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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