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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Jun 05. 2022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어 최고의 도구는 여전히 책이다

‘지식보다 지혜가 더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만, 세상에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차피 지혜라는 것도 지식이 어느 정도 축적되어야 생기는 것이기도 하고,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그에 발맞춰 지식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대한 잘못된 팩트와 지식을 가지고서 지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도 하고.


또한,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도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다. 지식이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현장을 아무리 다녀봐야 발견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현장에서 답을 발견하려면, 사전에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배경 정보들도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현장에서 중요한 정보를 놓치기 쉽다. 즉, 현장은 중요하지만, 그 현장에서 중요한 정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어떠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어 최고의 도구는 여전히 ‘책’이다. 책은 그 자체로 지식의 총체이고, 책만큼 효율적이며 밀도 높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도구는 아직 없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본인이 가진 지식을 업데이트한다는 의미이고, 이 업데이트는 수시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식도 계속 변화하고 세상도 계속 변하니까. 심지어 책은 충분히 저렴해서 비교적 부담 없이 계속 업데이트할 수 있다.


물론 세상에는 책을 읽는 것에, 글로 정보를 습득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수록 오히려 책을 읽는 사람들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세상이 변화할수록 지식의 업데이트는 더 중요해질 텐데, 글은 스스로가 읽지 않으면 단 한 글자도 나아갈 수 없으니까.


뜬금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레이 달리오가 쓴 <원칙>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개인 자산만 수십조 원에 달한다는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상당 부분 할애해서 자신이 살면서 깨달은 진실을 쏟아낸 책을 고작 3만 원에 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축복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Principles를 ‘원칙’이라는 말로 번역하는 것보다는 ‘원리’로 해석하는 게 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긴 한데, 책에서도 살면서 지켜야 할 원칙을 설명하기보다는, 본인이 살면서 깨달은 원리(혹은 인과관계)를 더 힘줘서 이야기한다.


그런 면에서 Principles은 과학책 같은 느낌도 있다. 실제로 원제도 일과 삶에서 깨달은 원리를 의미하는 <Principles: Life and Work>이고.


그래서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투자책이나 경영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보다는 레이 달리오가 추구하는 인생의 목적, 그러니까 ‘의미 있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기본 원리를 설명한 책에 훨씬 더 가깝다. 아이디어 지상주의 같은 것들은 이를 위한 도구일 뿐이고. 심지어 레이 달리오는 두 번째 책 <변화하는 세계질서>에서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인류 역사에 ‘기본적인 빅 사이클이 있다’ 혹은 ‘반복되는 원리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 생각을 증명하고 검증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자들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지 않나.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이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 삶과 세상의 원리를 발견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한다는 것이. 물론 레이 달리오의 주장이 다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그도 이해관계가 있을 것이고, 그가 가진 편견과 한계도 있을 테니. 다만, 적어도 그가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지식을 탐구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지식을 탐구한다는 건, 단순히 많은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레이 달리오처럼 가장 기본이 되는 원리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이를 이해하는 과정에 더 가깝지는 않을까? 그렇기에 어쩌면 지식을 업데이트한다는 건 그 심플한 원리, 혹은 기본적인 인과관계를 발견하기 위해 수많은 정보와 지식의 숲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역동적인 과정일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장황했던 것들이 점점 더 심플해지는 과정. 물론 갈 길이 멀지만, 삶의 끝에 있을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세상과 사람에 대한 지식을 쌓아갈 수 있다면 그래도 그런 삶은 괜찮지 않을까.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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