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에 풍덩!

이참에 수영_수린이 일기 #1

by 송글송글



신생아급 수린이 생활 스타트!

소싯적 수영을 딱 한 번 짧게 배우고, (머리를)못 넣었고, (몸이)못 떴고, 여전히 수영은 (안)못 하며 살다가 집 앞에 수영장을 갖춘 체육센터가 들어서면서 요때다 싶어 수강신청을 넣었는데, 운 좋게도 화목 기초반 아침 7시 강습에 당첨되었다. 올빼미 생활 청산하고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날 기회를 맞는다. 어릴 때 물에서 죽을 뻔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고, 타고난 사주에도 물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로 그동안 가로막혔던 수영은, 삶에 엄청난 변곡점이 될 듯싶다.


놀랍게도, 수영 오래 한 언니 말대로 기초반 강습자들의 수영복은 모조리 검정색, 더러는 남색이었다. 너무 무난해서 슬쩍 재미없다고도 생각했던 내 수영복은 '퍼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눈에 확 띄는 고초를;;;. 주문을 늦게 하는 바람에 강습일에 못 맞춰 입고, 곧 배송 예정인 수영복은 더 화려하고 세미하이컷이라 대략 난감;;;. 언니가 '수린이 주제에 너무 과감한 거 아니야?' 했을 때 '난 깜장색 입고 싶지 않은데! 예쁜 거 입을 거야.' 했던 내 자신… 뭘 믿고 까분 거였니? 쩝-


‘움파움파’ 할 만하다, 발차기도 즐겁다(요가해온 덕분인지 근육통 없), 물이 무섭고 두렵기만 했는데, 고정관념이었던가, 나 쫌 수영 재밌다. 몸무게도 요즘 소싯적 몸무게 근접이라 몸도 마음도 활활 가볍다. 열심히 해보라며 응원하고 지원해준 짝지와, 자기일 같이 좋아하며 수영복 선물해준 언니에게 굽신굽신 납작 엎드려 감사감사를. 수강 혜택으로 강습 없는 월수금에는 자유수영을 무료로 할 수 있다. 아주 굿굿-








수영할 때 다들 '몸에 힘을 빼라'고 한다. 안 그러면 몸이 안 뜬다고... 그런데 그 몸에 힘을 빼는 일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도통 와닿지가 않는다. 해 본 사람들은 해 봐서 아는데 안 해 본 사람은 안 해 봐서 모른다. 그러니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리 말해줘도 못 알아 듣는 거 같아 답답하고, 말을 듣는 사람은 애를 쓰는데 '남의 말'처럼 되지 않으니까 답답하다. 너는 너, 나는 나. 직접 해 보고 감각을 느껴보지 않으면 결국 그 말의 참뜻은 모를 수밖에.


요가에서도 힘 빼라는 말을 곧잘 한다. 특히 송장 자세인 '사바사나'는 어떤 긴장도 갖지 않고 누워서 이완의 상태(몸으로는 근육을 위축시키지 않는 상태, 머리로는 무상(無想)인 상태. 다른 말로는 '명상')로 들어가는 자세. 편하게 누워서 긴장을 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참 쉽지 않다. 내몸 내맘대로 못 하는 희한한 상태를 경험하는 순간. 어딘가에 꼭 불필요한 힘을 쓰면서 미세하게 근육을 긴장시키고, 머리에서는 생각을 비워내지 못 한다. 엷은 미소를 띤 불상 같은 표정으로 자신이 누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눈은 찡그리고, 입은 앙다물고, 어깨는 움츠러들어 있다.


생각을 비우고 머리 속이 가벼워질 때 몸도 가벼워진다. 요가는 요가고, 수영은 수영인 줄 알았는데, 몸으로 하는 일의 핵심은 다르지 않다. 불필요하게 긴장하지 않는 것, 쓸데없이 힘을 쓰지 않는 것, 단순하게 생각하고 몸으로 알아차리는 것. 지금 무언가 안 된다면 머리와 생각에서 힘 빼고 명상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