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뭐 하면서 지내?
백수로서 맞이하는 1월 1일이란
1월 1일이다.
아침에 눈을 뜨니 핸드폰에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카톡이 쫌쫌따리로 와있다. 간결한 문구부터 이모티콘, 정성 어린 긴 글까지.
떡국을 먹고 자리를 잡고 앉아 한 명 한 명에게 새해 카톡을 보냈다.
제 아무리 인생은 혼자라고 하지만, 자주 보지 못한 이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것만큼 새해는 좋은 핑계가 되어주니까.
작년 한 해 덕분에 다정한 한 해여서 고마웠다는 얘기와 올 한 해도 잘 부탁한다는 말을 담았다. 더불어 자주 행복하고 우연한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한참 요란하게 울리던 핸드폰이 잠잠해지자 고요하다.
잠깐의 북적거림이 끝나면 찾아오는 이 고요함
새해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었다 역시.
그저 주고받는 카톡의 내용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과
딱 오늘 하루만 여러 명 들과 일회성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것 밖에.
새해카톡 얘기를 친구와 나눈 적이 있었다.
매 새해마다 꼬박꼬박 새해카톡을 보냈는데, 딱 한 번 그렇게 안 해봤더니 정작 본인은 많이 못 받았다던 이야기.
내가 진짜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건지, 나도 받고 싶어서 보내는 건지 모르겠어서 그 이후로는 별 감흥이 안 든다는 얘기였다.
인간관계에서 기브 앤 테이크를 안 따질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주다 보면 나도 모르게 바라게 되는 게 인간이다. 어쩔 수 없지.
예전의 나 역시도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딱 그 자정의 순간 마구마구 새해카톡을 보냈었다. 한 명 한 명 에게 맞춰 내용도 다 다르게 세심하게 공들여서 나도 그렇데 받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기도 했다. 과시는 결핍이라는 말처럼, 그렇게 받게 된 새해 카톡에 왠지 뿌듯해지기도 했으니까.
다만 작 년 한 해 내가 나를 돌아봤을 때 난 정말 '사랑'에 푹 빠진
사랑꾼 같은 애라 뭔가를 해주고 베풀고 표현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새해 카톡을 누가 먼저 보내고 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이걸 핑계 삼아 은근슬쩍 '표현'해보는 게 내게 훨씬 더 중요하다.
새해다.
아점으로 먹은 떡국이 무색하게 저녁은 소고기뭇국과 꽃게된장찌개
새해 버프와 분위기도 역시 점심을 지나긴 어려운가 보다.
아직 새해 첫 곡도 듣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새해 첫곡을 선곡하는 것만 봐도 사람들이 정말 귀엽다고 생각한다. 특히 00:00 타이밍에 딱 어울리는 가사를 맞춰 듣겠다며 전날 23시부터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그렇고 너무 귀여워)
새해 첫 곡으로 들으며 새 다이어리를 개시해야겠다.
그것으로 나의 새해 의식을 시작해야지.
모두 다 해피 뉴 이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