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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 Influence May 05. 2024

'나'보다 똑똑한 '우리'를 만드는 팀장의 관점전환

일본 도쿄대 경제학부 이토 모토시게 교수는 사람들의 일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비로서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하는 육체노동(labor)을 벗어나 작업(work)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작업(work)’은 주로 기계를 조작하고 사무실에 앉아 사무를 보는 등의 일을 의미하는데, 바로 지금 우리가 많은 일터에서 행하고 있는 일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작업(work)’이라는 일의 핵심 역량은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주어진 과제를 처리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현재 우리가 매일 출근하는 조직의 모습은 산업혁명 이후부터 점점 체계와 위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상대적으로 상위에 위치한 관리자들은 해당 업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구성원들에게 일을 지시하고 관리하면 대부분의 업무가 해결되었다. 따라서 리더는 해당 업무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결과를 감독하는 일을 하면 대부분의 업무가 해결되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급속한 변화를 겪게 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특히 세계화, 정보화, 고령화 등의 사회변화는 그동안 굳건하게 유지되었던 ‘일의 세계’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과거에도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019년 말 발생한 COVID-19 팬데믹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와 방향성까지 가늠할 수 없게 만들었다.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작가인 송길영 박사는 우리가 믿고 있던 세상의 규칙, 변치 않을 것 같았던 원칙이 변하는 현상을 사회적 액상화, 가치관의 액상화 현상이라고 표현하였다. 

지식화, 정보화로 표현되는 현재의 산업 환경은 업무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팀장과 같은 리더보다 팀원들이 더 많이 알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는 아무리 유능한 리더라도 혼자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없으며, 유용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지식을 구성원과 함께 공유하고 내재화해야만 조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즉, 팀장의 지식과 경험보다 팀의 집단지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집단지성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도 없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도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팀장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앞세우기 보다 팀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팀이 함께 고민하고 공동의 의사결정을 하는 ‘나’보다 똑똑한 ‘우리’를 추구하는 것이 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팀장은 구성원들에게 참여적 의사결정을 팀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으로 삼고 팀원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팀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제는 답을 주고 잘 수행했는지 확인하는 관리·감독형 팀장보다 질문과 경청을 통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구하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팀장, 더 나아가 구성원들이 나누는 다양한 업무적 대화 속에서 미처 그들이 발견하지 못한 보석 같은 아이디어를 찾아 내주는 팀장으로 진화 되어야 한다. 요즘 세상처럼 정답이 없는 시대일수록 이러한 역량은 더욱더 빛을 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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