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외국에서 살아가기
by 뜬구름 Jan 08. 2017

애리조나 기행

피한지에서 만난 별세계

밴쿠버의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 그리고 눈도 많다. 이는 당초 예보된 것이지만 속으로 그 기상예보가 틀리길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맞아 들어가고 있다. 작년 경우엔 적설량이 적어서 인근 스키장이 문도 못 열고 한 시즌을 보낸 걸 생각하면 큰 변화다.


이 추위를 피해서 잠깐이라도 몸을 녹이자는 생각으로 생전 가보지 못했던 애리조나 남부를 가보기로 했다. 그곳에 지인이 살고 그곳을 베이스캠프 삼아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시애틀 동서 부부와 우리 둘 조촐한 팀이지만 한차로 움직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기간은 연말과 연초에 이어지는 연휴를 적절히 이용하기로 하고 과감하게 5일을 제끼기로 했다.


첫 방문지인 피닉스. 애리조나의 최대 도시답게 넓은 사막지역에 펼쳐져 있었다. 우선 깨끗하고 건조한 느낌과 함께 산이 없고 있더라도 아주 낮은 야산이며 산에는 선인장 정도만 보였다. 그리고 강물이 없었다.

첫눈에 들어온 사막 골프장의 선인장. 골프공을 맞아서 군데군데 구멍이 나있다.


오후쯤에 나타난 골프장의 코요테. 우리 주변을 일정 거리를 두고 따라다녀서 골프채로 위협을 가했는데도 슬쩍슬쩍 피하는 흉내만 냈다. 그 배후엔 몇 마리 무리가 있었다. 밴쿠버 코요테는 단독생활을 하는데 여긴 댓 마리씩 군집생활을 하는 게 독특했다.




위사진 : 골프장 뷰를 가진 고급 주택가. 부동산 가격은 타도시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쌌다. 저 정도가 대략 40만 불 정도. 대부분 수영장을 기본으로 갖춰져 있었다.

아래 사진 : 골프장 1번 티샷 하기 전 인공호수. 레전드라는 골프장인데 잭 니콜라우스가 설계해 제법 그 동네에서 알아주는 곳이었다. 약간 어렵기도 하고.



첫날은 폭설로 숨죽였던 골프 본능을 살리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골프장으로 내달렸다. 우선 날씨가 따뜻하고 바람이 없고 색다른 잔디가 기분을 돋워졌다.


이튿날은   세계 최대 기를 뿜어낸다는 세도나를 갔다. 이곳은 좀 북쪽이라고 피닉스보다 추웠고 눈발도 날렸다. 그곳에서 본 자연현상은 기이했다.

세도나 다운타운과 주변에서 찍은 낮과 밤의 경관. 마지막 사진은 큰 바위 틈새에 세워진 성당에서 내려다보면 첫 번째로 들어오는 대형 저택. 피닉스의 성형외과 의사의 별장으로 알려져 있다.



기괴한 모습을 사진과 가슴에 담으며 그 인근 플래그 스탶에서 하루를 묵었다. 애리조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추웠다. 아마 지대가 높아서 그런 것 같았다. 이곳에는 스키장도 있었다. 그리고 소나무도 보이고, 콜로라도 강의 물 냄새도 맡을 수 있는 거리였다.


3일째. 우리 일행 중 아무도 가보지 못했지만 말로만 들었던 곳을 찾아 나섰다. 그랜드 캐년의 뒤쪽에 뭔가가 있다는 정보만 가지고 출발했다. 그 주변은 가도 가도 황무지와 사막뿐이었다. 간혹 인디언들의 쓰러져가는 가옥이 한두채 안쓰럽게 눈에 띄었다. 한참을 달리자 그랜드캐년의 장엄한 뒷모습이 눈에 띄고 그 뷰포인트에 인디언 아주머니가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그녀의 말을 빌면 현재 보이는 저 그랜드 캐년은 놀스림이고 겨울엔 문을 닫는다. 조금 더 가면 홀 쇼 밴드와 앤털로프 캐년을 볼 수 있다는 귀중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우린 그녀의 기념품을 사주지 못했다. 약간 저급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하 40미터 공간에 새겨진 억만 겁의 흔적들.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내려갈 때 약간 위험하긴 했지만 내부 공간은 위가 뚫려있어서 숨 쉬는대는 지장이 없었다. 등장인물 네 명은 이번 원정대의 총원. 왼쪽부터 손위 동서네와 우리 부부. 가이드는 인디언이었는데 약간의 한국말을 하곤 했다. 중국인들이 큰 무리가 어딜 가나 발견됐다.


물이 보이는 사진은 실제 전화기 사진으로 잘 표현이 못됐는데 무지하게 깊은 계곡임. 아래 콜로라도강은 이곳을 둘러 그랜드 캐년으로 흘러들어간다. 왼쪽 뒤편이 그랜드 캐년.


매대는 인디언 아주머니의 기념품.



아주 알차게 보냈다는 후일담을 뒤로하고 밤늦게 시애틀을 도착한 뒤 밴쿠버로 귀가했다. 도착하니 새벽 3시쯤. 소복이 쌓인 눈과 볼을 때리는 한기가 정신을 깨워줬다. 다시 일상으로. 그 뒤로 며칠 깊은 두통과 한기에 시달렸다. 누군가 세도나의 기를 받아서 그렇다는 소수설을 펼쳤다.

keyword
magazine 외국에서 살아가기
벤쿠버 이민 18년차입니다. 초기 좌충우돌시기는 지났고 이젠 숨쉴만 합니다. 세탁소하면서 입에 풀칠하고 있고요.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