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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Sep 26. 2023

결혼의 의미

결혼식을 참석하고

      

결혼의 형식이 달라졌다. 의미도 달라졌을까?

결혼식을 종종 참석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작은집 아들이(조카) 결혼을 했다. 친가 외가 중 우리 세대에 처음 하는 결혼식이다. 조카는 만남부터 청첩장까지 자신의 개성을 담아냈다. 기존의 청첩장과 달라 생경했다. 

결혼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이고, 주변의 친구들과 하객들은 축하를 아끼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이다. 

집안의 어른들이 오시고 그간 안부를 묻고,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먼 친척은 많이 연로하시고 비슷비슷한 풍경이 연출된다. 신랑은 뭐하냐 신부는 뭐하냐 비슷비슷한 질문과 비슷비슷한 덕담과 찬사를 보내며 결혼식 식전 모임에 이어 본식이 이루어진다. 요즘은 주례사도 거의 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사회자가 성혼 선언문을 대신하는 것도 이제는 보편화된 모습이다. 입장 할 때 음악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하지 천편일률적인 웨딩 마치에 따라 입장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신부 손을 아버지가 잡고 입장하니 그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는 그것도 결혼 에피소드로 남았지만 지금은 굳이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 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연출한다. 

주인공 위주의 진행과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결혼식을 더 다채롭게 만든다. 똑 같은 순서와 틀에 박힌 결혼식을 했던 우리 세대와 달라져서 보기에 좋다. 

당시는 결혼식장 한 켠에 마련된 패백실에서 한복을 입고 폐백을 꼭 올렸다. 결혼식 사진에 폐백 드리는 사진은 필수? 그런데 이번에 폐백이 빠졌다. 폐백을 드리며 대추와 밤을 던져주며 다산을 기원하던  풍속은 이제 의미를 퇴색한 것인가? 하긴 요즘 신랑, 신부들에게 별 의미도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신랑 신부가 한복을 입고 피로연 장에 들어와 인사를 하지 않고 드레스를 입고 인사를 한다.(다른 결혼식에서도 종종 그랬다)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도 관혼상제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제사를 비롯하여 관혼상제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20년 전만해도 매장을 주로하고 화장은 10%로 안 되었는데 이제 화장이 95%가 넘다 보니 제사의 의미와 형식이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같다. 

결혼의 형식은 많이 달라졌지만 의미는 어떨까?

딩크족도 많고, 결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결혼의 의미는 달라졌을까? 원 가족과의 관계도 재정립하고 불편하다면 거리를 두라고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은 조언한다.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이 나오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가족과 주변의 관계에 대해 기존의 생각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을 드러내고 불편한 관계는 가족이라도, 부모라도 거리를 두고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아직 윗세대와 감정적으로 아니 사회적 통념으로 걸쳐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나 X세대가 지나가면 관혼상제의 형식과 의미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의미가 달라지니 형식도 당연히 달라지고. 제사를 자식 세대에 물려주지 않겠다는 친구들이 많다. 물려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금 MZ 세대가 제사를 우리처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가족이라는 의미로 모든 불편한 감정들도 참고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변화에 옳고 그름의 잣대는 맞지 않다. 사회의 변화와 흐름, 다양성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내 마음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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