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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Jul 16. 2016

나는 게임을 '본'다.

못해도 괜찮다. 보면 되니까!


근, 나에게는 또 다른 취미가 생겼다. 바로 게임 영상을 보는 것! 그 중에서도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러니까 롤이나 오버 워치와 같이 아주 유명한 게임들 말고 소위 <인디 게임> 이라고 불리는 게임들 말이다.

   

사실 나는 게임과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다. 애초에 게임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 뿐 아니라 일단 게임을 시작하더라도 쉽게 질리곤 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호기심이 생겨 한 번 깔아도, 하루 뒤에 지울 정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 내가, 게임 영상 보는 것을 ‘취미’라고 할 정도로 좋아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1. 나는 게임을 못한다.     


그렇다. 나는 게임을 더럽게도 못한다. 차분히 푸는 퍼즐 같은 계열 말고는 영 소질이 없다. 그래서 게임을 할 때 즐거운 게 아니라 답답하고 화가 나곤 한다.     


그러나 사실은 나도 게임이 궁금하다. 사진과 글로만 접한 어떤 게임이 매력적으로 보이면,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컨텐츠들과 여러 효과들을 직접 보고 싶어진다. 찾아보니 누군가 플레이 한 영상이 있다! 게다가 속 시원하게!    


스스로 게임할 때 보다 훨씬 더 넓은 시야로 게임을 볼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모든 컨텐츠들을 시청자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으로써 만나는 게임이 나에겐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오곤 한다.        


2.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하고 멋진 게임들이 많다.    


게임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작은 세계’이다. 각각의 게임들은 저마다의 그래픽과 설정으로 상황을 제시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현실의 우리가 겪을 수 없는 풍경들이나 상황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다. 그 중에서도 내가 인상 깊게 느꼈던 게임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영상, 연출, 스토리까지 탄탄한 < 앨리스 : 매드니즈 리턴즈 >


어떤 게임들은 영화나 책보다도 강력한 이야기를 전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최근 보았던 <앨리스 : 매드니즈 리턴즈> 라는 게임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의 정신세계 속을 게임으로 풀어나가며,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특히나 기억이라는 소재로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영상이 끝나고도 길게 여운이 남았던 게임이다.     

 


독특한 스토리는 초반부터 유저를 사로잡는다. 즐겁다고만 알려진 원더랜드를 파헤치며 알아가는 기억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원작을 충실히 기본으로 하면서도 전혀 색다른 해석 때문에 끊임없이 새롭다. 다 보고나면 엄청난 허탈감과 동시에 신선한 충격에 빠지게 된다. (어디까지가 스포일지 몰라 말을 아낀다.)   


영상은 대체적으로 신비롭고 암울한 느낌이 강하지만, 각 챕터마다 쏠쏠한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상황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여러 곳에 장치를 해 놓은 것이 눈에 띄인다. 때때로 과하게 기괴해서 약간 무섭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는 장치들이다.   


또한 여주인공 앨리스가 매우 매력적이고, 앨리스의 옷이 챕터마다 바뀌는 재미가 있다. 정말로 작은 포인트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제작사가 참 대단해 보인다.



연출 방면에서도 눈에 띈다. 앨리스가 뛰면 나비로 변했다가 돌아오는 연출은 정말로 아름답다. 이외에도 진실 된 기억이 연극처럼 진행된다던가, 앨리스가 작아지면 여러 힌트와 길을 찾을 수 있다던가 등의 요긴하면서도 재미있는 연출이 끊임없이 유저를 자극한다. 그야말로 색다른 감각을 깨우는 좋은 게임!


- 생존이 목표, <서브 나우티카> & <더 롱 다크>    


서브 나우티카는 수영을 못하는 나에게 간접적으로 아주 깨끗한 바다를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저 영상미 하나만으로 시선을 모조리 앗아가는데, 특히 아침에 해가 뜬다거나, 노을이 지는 광경 역시 매우 아름다웠다.

꽤 장편 (30화 이상)임에도 지루한 부분 스킵해가며 열심히 봤던 영상 중 하나다. 특히 건설 컨텐츠가 유저의 욕망을 자극해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지 않나 싶다. 미래의 바닷 속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또 다양한 생물들을 구경하는데 적격인 게임이다.     


더 롱 다크는 서브 나우티카와 다르게 숲에서 생존하는 게임이다. 특히 여름에 보기에 아주 좋은 게임이다, 생존하는 곳이 아주 추운 숲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을 싫어하는 나는, 아무 편이나 클릭해서 자주 본다. 눈이 내리는 숲을 보고있으면, 왠지 나도 함께 추워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게임을 했다면 아마 살아나가기 급급했을 텐데, 누군가 대신 게임을 해 주니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 리듬 게임의 새로운 방향 <ADOFAI>     


최근 가장 흥미롭게 본 게임이다. 대부분의 리듬게임이 그렇듯 매우 단순한 형태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 같이 보이나, 사실 정말로 색다른 느낌의 리듬 게임이다. 리듬 게임이 다 거기서 거기지! 하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특히나 추천하는 게임이다.

 

음악을 들어야만 이 게임을 제대로 깰 수 있을 만큼 박자에 충실한 리듬게임으로, 음악을 원과 사각형이라는 도형의 속성을 이용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마 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이외에도 그저 귀엽고 웃긴 <어메이징 프로그>, 정말 연극과도 같은 <퍼펫티어>, 독특한 세계관이 돋보이는 <인사이드> 등을 추천한다. 여기에 특유의 분위기와 사람의 심장을 떨어트리는 호러 게임 <레이어스 오브 피어>와 초등학생이 벌이는 끔찍한 살인 게임 <루시우스> 까지. 여름이니 호러 두 편도 추천해본다.      

  


3. 게임을 보고, 느끼고, 의견을 나눈다.    


게임 영상의 경우, 소위 아프리카 BJ들이 거의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곤 한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도 섞여 있고 일상적인 이야기들도 섞여있는데, 그런 작은 이야기들을 하면서 영상 자체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또 시청자들끼리 말 할 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유투브 같은 경우 영상 아래로 댓글을 쓰거나 확인할 수 있다. 그 댓글들은 게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숨겨진 포인트를 집어주곤 하는데, 이 때 의견을 나누면서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거나 더 깊이 게임을 즐기게끔 도와준다. 분명 내가 플레이를 직접 하지 않음에도 게임을 훨씬 다채롭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애정도와 관심이 점차적으로 깊어지지 않나, 생각한다.





   

어쩌다보니, 게임을 추천하는 글 처럼 번져버렸다. (어쩔 수 없다!)


게임 영상을 보는 건, 게임을 직접 하지 않아도 다채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특히나 새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진 게임들이 속속들이 탄생하는 요즈음! 화려한 영상과 귀를 감싸는 사운드, 기막힌 연출까지. 웬만한 드라마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한 콘텐츠가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이제는 게임이 단순한 유흥 거리가 아닌 예술의 한 부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꼭 영상적인 부분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심리를 파악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구성이나 독특한 방향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 게임 그 자체로 ‘예술’이라고 느끼고 있다.


느긋한 하루. 집 안에 있을 예정이라면 원하는 취향의 게임 영상을 틀어보자.

치열한 여름의 소소한 재미가 될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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