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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Jun 27. 2024

나의 여행

삶에게 바라는 것




나는 무엇을 찾고 싶은 걸까?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걸까?

언제나 마음 한켠에 자리한 찾고싶은 자유는 분명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새롭게 만난 세상에서는 그것이 너무 쉬워보여서 그 세상에 풍덩 빠져버리고만 싶다. 여건은 열악하고 방법은 어렵고 나는 갈피를 잃고 공중에서 부유하는 것밖엔 할 수가 없는데도 꿈을 꾼다. 거리를 걷고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아주 사소한 생활도, 얼굴엔 색을 칠하고 몸엔 아무것이나 두르고 말을 거는 것도 꿈이 되는 것.

나의 사소한 생활을 펼치고 싶은 세상에 가고 싶어 이대로 모든 것을 이 곳에 두고 그 곳으로 간다면 도망치는 것은 아닐까, 도망친 곳에서 답을 찾지 못하면 실패하진 않을까, 실패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실패하는 것도 괜찮아, 그러나 실패해서 돌아오게 된다면 나는 영영 그것들을 잃어버리게 될까 무섭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나는 사람들의 말간 얼굴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사진으로 남기기를 원한다, 그들이 내게 얼굴을 마주하고 가볍거나 무거운 이야기를 해주기를 원한다, 쉽거나 쉽지 않게 손을 잡아주기를 원한다. 언제나 친절하지 않아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표현하기를 원한다.

떠날 때 마다 눈물이 났던 것은 거리의 사람들의 웃는 표정을 더이상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나의 말을 듣고 나의 삶을 듣고 누군가의 생각을 듣고 누군가의 슬픈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었다.



나는 돌아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그 곳에서는 서로의 영혼을 이해하고 싶어하지, 그 방식이 너무나 즐겁고 소중해. 삶에는 예술이 가득하고 누구나 거리에서 노래를 하고 누구나 단짝이 될 수 있고. 당신들은 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알고싶어해. 그건 정말 알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 곳에서 왜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을까, 왜 이 곳에서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하지 못할까. 다른 것은 무엇일까, 내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르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많은 가벼운 포옹과 가벼운 키스와 무거운 걱정과 내게 보여준 마음들이 나를 아주 쉽고 어렵게 바꾸어놓았다. 곰곰히 생각해본다. 혹시나 너무나 취해있는 것은 아닐까, 파헤치면 그것은 별것도 아닌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다보면 그래도 정말 아닌 것같아. 나는 이전에 가끔 누군가의 평범한 생활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부럽지가 않거든, 이제는 그저 내 영혼의 울림이 있는 곳을 가고 싶거든. 왜 나를 울린 건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곳에서.

낯설고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거리에 서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질 수 있을 줄은 몰랐지. 아주 어린 시절에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곳에서부터 의미를 가지게 되었지.

생명력이라는 것이 펄펄 끓어넘치는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니, 그런 것이 어떠한 정의를 가지는 대단한 상황이 아닌 그저 도시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느껴진다니. 대단하다고 해야할까, 산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하는 것부터가 어려운 나의 삶 속에서 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을 갈망하고 알고 있는 것을 부정한다.

아주 작은 일상 속에서 찾고 싶은 것, 꿈과 희망이 아니어도 되는 것. 내가 찾고 싶은 것은 길가에 흔하게 피어있는 민들레.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벤치.

여전히 바라는 것은 대단하거나 대단하지 않은 것. 여태까지의 것들을 둘 용기를 가지는 것. 도망친 곳을 낙원으로 만드는 것.

그것을 나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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