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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Jul 03. 2024

걸음 #1

튀르키예 이즈미르 주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고, 해는 가려진 곳 없이 내리쬐는 여름의 한가운데. 정수리로 태양빛이 꽂히는 듯한 느낌을 알고 있나요?




















눈앞은 쾌청하고 아름다워 풍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저절로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날씨였어요.


그런데 이곳의 사람들은 익숙하다는 듯이 발걸음에 주저가 없더라 말입니다. 저는 걸을 때마다 소극적인 발걸음으로 햇빛을 피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는데요. 나의 걸음은 도망과도 다를 것이 없어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왼발 오른발, 작은 보폭 큰 보폭, 반대로 휘젓는 팔을 그늘에 앉아 보고 있노라면 걸음이 때때로 춤처럼 보이는 때가 있었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자그맣게 흔들리는 나뭇잎의 차르르르 번지는 노래, 사람들은 걷고 또 멈추어 서고 다시 걸어 어디론가 향하는 춤. 걸음은 때때로 그렇게 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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