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이에서 피어나는 꽃 향기
무심코 지나가던 거리엔, 많은 이야기들이 자란다. 발자국을 옮기면 또 새로운 이야기들이 자란다. 선선한 바람, 높고 맑은 하늘 아래에 두근거림으로 가득 찬 풀들을 가져오자.
말리는 대상은 꼭 꽃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리고 사실, 꽃 보단 막무가내로 자란 풀들이 더욱 예쁘다.
책 사이에 하나 둘, 꼽아 놓고 꼬박 하루를 기다리면 마른 꽃을 만날 수 있다. 기다리는 동안의 설렘은 누군가와 만날 때의 설렘과도 비슷하다. 기대에 부응하듯, 색이 예쁘게 말라주어 고마운 꽃들.
압화를 만들 땐, 적당히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일주일씩 그냥 덮어두었다간 색이 바래질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조금의 관심이 예쁜 색감을 살려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죽어서도 마음 한 켠 따듯함을 건네주는 꽃, 속상한 일이 있다면 꽃을 말리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