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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Sep 17. 2015

나는 당신의 향에 취했다.

올림픽공원 장미광장 _ 장미의 향연


올림픽 공원에 꽃이 잔뜩 피었다. 특히 들꽃마루에 핀 황매화가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유명한 건 황매화지만 사실 장미 광장에 피어있는 다양한 장미들도 그들 못지않게 아름답다.


높고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 좋은 가을에 나는, 장미를 보았다.





어느 가을의 오전 11시 즈음은 아직 뜨겁다. 해는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타오르기 때문에 나는, 하얀 양산을 집어들었다. 예전엔 젊은 사람이 양산을 쓰는 광경이 희귀했는데, 요즘은 너도나도 양산을 즐겨 쓰는 듯 했다. 다행히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다.





분홍 장미는 사랑의 맹세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장미 광장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분홍장미들이, 스스로를 뽐내고 있었다.





모양은 조금 덜 예쁘지만, 색감이 다채로워 예쁜 장미들. 옅은 노란색부터 코랄까지 따듯하고 아름다운 느낌이 드는 장미들이 가득이다. 그래서일까 영상미가 예쁘다는 고전 영화들을 보면 으레 그렇듯 장미가 나오곤 한다.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내가 나의 장미꽃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라..."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여리여리한 연 분홍색 장미들. 영화에서 보던 색감이 예쁘고 풍성한 장미다. 꽃 잎의 수에 따라, 색에 따라, 잎에 따라 뿜어내는 느낌이 모두 다르다는 게 즐거웠다. 이 장미는 겹겹이 많이 쌓여있기 때문인지 우아하고 품격있어보인다.





잎은 풍성하지만 말린 모양이 독특한 장미. 노란색에서 분홍색까지 다양한 색을 띄고 있다. 오밀조밀 모여있는 모습이지만 귀엽기 보단 아름답다. 장미는 꽃 특성상,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진하지 않은 분홍색 장미들은 우아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이 든다. 청초하고 순수하지만 욕망이 가득하다. 나를 봐 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해가 점점 더 쨍쨍해지고, 빛을 받은 장미들은 더욱 생생하게 피어난다.





햇살 아래 꽃들에게선 아찔한 향이 난다. 장미향은 뻔하면서도, 여자라면 자꾸만 맡고 싶어지는 향이다.





가을, 쓸쓸한 계절이면서 풍요로운 계절이다. 아침과 밤엔 쌀쌀하지만, 낮엔 따사로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조화를 이룬다. 덕분에 과일은 달고 꽃은 예쁘게 필 수 있었다.




따로 입장료 없이도 수 많은 꽃들을 감상할 수 있고, 또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는 올림픽 공원! 쓸쓸한 계절에 슬퍼하지만 말고, 꽃으로 풍요로운 가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아찔한 장미향과 함께 따사로운 햇살은, 하루를 더욱 향기롭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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