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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Oct 22. 2015

몰랑몰랑, Blueberry Dream

마시멜로우, 혹은 밀크티 같은 남녀공룡의 음악

인디 뮤지션들이 이전보다는 꽤나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른 뮤지션들도 많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뮤지션들도 많다. 그러나 아직도 엄청나게 다양한 방향의 음악들이 깔려있고, 인디음악을 매우 좋아하는 나도 하루에 한 뮤지션을 새로 알게 될 정도니 얼마나 많은 뮤지션들이 활동하고 있는지는 가늠할 수가 없다.


오늘의 인디음악 Blueberry Dream 역시, (뮤지션분에겐 죄송하지만) 아는 사람을 찾기가 정말로 힘든 뮤지션의 음악이다.


이름도 매우 생소하다. 처음 듣는 사람은 조금 웃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나의 지인들은 그랬다.

"뭐라고? 그게 이름이라고? 이상해!"


그래, 이상하지만 그게 이름이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남녀공룡이다.  




음악을 볼 수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물론 귀로 듣기만 하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느낌이다.


그의 음악들은 시끄럽지 않다. 그렇다고 고요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 음악엔 고요함이 있다. 들리는 것과 달리, 감정에서 고요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환상적이다! 환상적이게  좋다기보다 정말로, 환상적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표현할 수 없는 세계 같다고나 할까.



남녀공룡 - Blueberry Dream




남녀공룡 - Blueberry Dream


ive lost so much in love so im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
i said this over and over however wherever i go

i see your face and your smile i can see you from a 1000 miles away
your lips and your kiss i can feel you from a 1000 miles away

and i fall in love again its gonna hurt again but dont remember what ive lost

i hate this feeling but love the feeling i dont remember what ive lost in love

i just cant sleep at night thinking about the night we had together and cant wake up in the morning dreaming about us being together

your voice and your song i can hear you from a 1000 miles away your neck and your hair i can smell you from a 1000 miles away

and i fall in love again its gonna hurt again but dont remember what ive lost

i hate this feeling but love the feeling i dont remember what ive lost in love

love, you'll always be my blueberry dream


어찌 보면 흔한 사랑노래다. 조금은 설레고 달콤한 노래.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신비한 목소리다. 그런 목소리로 사랑을 이야기하니 색다른 느낌이 든다.


장르는 일렉트로닉이다. '일렉트로닉' 하면 전자기타 소리가 징징거리고, 전자음이 가득한 음악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감성적인 일렉트로닉 음악도 매우 많다. 그 분야에서 유명한 뮤지션은 캐스커. (아마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여하튼, 남녀공룡도 비슷한 분야의 뮤지션이다. 기계음을 사용했지만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손에 잡힌다면 몽글몽글할 것 같은 질감의 일렉트로닉.
여러 효과들을 남용하지 않으면서도 아련한 공간감과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차우진 (Weiv)


몽글몽글, 그 말이 딱이다. 터질 것 같지만 터지지 않는 마시멜로우처럼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질감의 음악. 그의 대부분의 음악이 그런 느낌이기는 하지만 이 음악의 느낌이 가장 부드럽다.


듣다 보면, 내가 공기가 되는 건지 이 음악이 공기만큼 가벼운 건지 잘 모르겠다. 색색의 빛을 받아 떠도는 비눗방울처럼 몽환적이고 잡을 수 없는. 또 듣다 보면, 소다 향이 나는 풍선껌 같다. 코에서 향기가 간질간질한, 그러나 잡을 수 없는. 요즘 같은 날 이 음악을 듣는다면, 아마 나른한 포옹 같지 않을까.




음악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 어쩌면 나의 오만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성질이 다른 형태의 기록으로서 하나의 느낌을 갖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다양한 느낌을 남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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