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미엔 da pao

내 로컬 소울푸드

by Sona


누가 추천을 해 줬다. 반미엔은 국물이 뜨끈해서 으슬으슬한 날 먹으면 좋다고. 본인은 종종 사다 먹는데 싱가포르에 온지 얼마 안 되었으니 한 번 먹어보기를 추천한다고. 호커센터도 로컬 푸드도 잘 모르던 때였다. 호기심은 들었지만 먹으러 가는 길이 너무 멀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땐 그저, 그냥 흘려 들었다.


어느 날 일에 치여 새벽부터 일을 하고 있었다. 엑셀을 붙잡고 몇 시간을 눈을 부릅뜨고 있자니 머리가 뽑혀 나갈 것 같았다. 으슬으슬 한껏 세게 틀어놓은 에어컨까지 온몸이 곤두선 채 앉아있자니, 뜨끈한 김치우동이나 수제비 같은 메뉴가 땡겼다.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된 나는 습관처럼 서울 오피스 근처의 집들을 기준으로 점심메뉴가 땡기곤 했다. 곤란하게.) 그 때 그 추천이 떠올랐다. 반 미엔.


마침 동료가 호커센터에 간다기에 따라나섰다. 음식의 열기, 쟁반을 들고 오가는 사람들, 왁자지껄한 말소리가 뒤섞인 곳이었다. 음식점 주인은 영어를 거의 못 했다.


One Ban mien, take away please.

대강 주문을 하고 그 자리에 서서 음식을 기다렸다. 주문을 받고 면을 끓이기 시작한다. 그 옆에 수프는 오뎅국물처럼 언제나 대기중이다. 순식간에 반 미엔 한그릇이 동그란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나왔다. 빨간 작은 봉투에 담겨.


돌아와 뚜껑을 열어보니 비주얼부터 칼국수 같다. 뽀얀 국물에 넓적한 밀가루면. 풀어진 계란과 닭고기 몇 점. 국물을 한 스푼 입에 넣으니 짭쪼름하고 따끈한 목넘김이 좋았다. 얇지 않은 면발은 그대로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칼국수와 수제비 그 어딘가의 음식 같았다. 그날부터 반미엔은 내 새로운 소울푸드가 되었다.


입 안에 그 맛이 맴도는 것 같다. 반미엔 한 그릇이, 다시 나를 부른다.


Ban mien, da pao please.


*da pao (打包): 포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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