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lah~

싱글리시에 스며들다

by Sona

와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영어를 하는건지 다른나라 말을 하는건지 못알아 들을 정도였다. 비유가 아니다. 정말 눈 똥그랗게 뜨고 초집중해서 듣다보면 영어단어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한데 결국은 영어가 아닌 거 같은 말. 그리고 이내 알아듣기를 포기.


말로만 듣던 싱글리시 (Singlish)였다.


처음 몇 년을 그렇게 살았다. 솔직히 처음 2-3년은 '난 잠시 살다갈 사람이니까'하는 생각으로 알려는 노력도 안 했다. 싱가포르살이가 몇 년이 지나가면서는 일상에 마주치는 택시기사, 음식점 종업원, 등등 내 생활이 불편해서 알고 싶었다. 그치만 쉽지 않았다.


그러다 싱가포르인 보스와 팀원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일하는 때가 왔다. 여기 온지 6년은 지났을 때일거다. 싱가포르인들도 외국인들과 섞여 있을 때는 훌륭한 영어를 구사한다. 그제야 알았다. 그들은 그동안, 내가 알아듣기 쉽게 배려해주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내가 철저히 소수가 되고 나니 그들이 나도 모르게 싱글리시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고 내가 조금씩 알아듣기 시작하자 그때부터는.. 싱글리시가 수시로 난무했다.


이제 나는 웬만한 싱글리시는 알아듣는다. 싱가포르 친구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웬만하면 알아듣고 따라간다. 싱글리시는 사실 한두개의 단어라기보다는 언어 구조까지 달라져서 심한 방언에 가깝다. 그걸 알아듣는게 쓸데없이 뿌듯하다.


이제는 나도 모르게 짧은 표현들을 섞어 쓰기까지 한다. 중국어의 영향을 받아 짧게, 간단하게 표현하다보니 상대방이 싱글리시를 쓰면 나도 모르게. (웃음).


Singlish can?


Can 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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