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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선생 Sep 30. 2020

01. 선택 | 나는 직장인이다.

<35살 연봉 2억, 이상한 직장인>

01. 선택



나는 직장인이다.

프로는 돈을 받고 일을 한다. 그렇지 않고, 취미나 여가로 어떠한 일을 하는 사람을 아마추어라 한다.

나는 직장을 선택했다. 돈을 받고 일을 한다. 그러니 나는 프로다.  프로 직장인.

수년 전에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 급히 대학병원에서 응급실에 찾아간 적이 있다. 응급실 공기의 무게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생사를 오가는 환자가 있는 반면, “나 아프다고. 아프다고!!!” 때를 쓰는 환자도 있다. 그런 목청껏 의사를 부르는 환자의 치료는 더 미뤄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말 아픈 환자는 말을 할 수 없어 보였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바쁠 때가 있다. 정말 그럴 때가 많이 있다. “바빠 죽겠는데 왜 전화질이야?!, (상사는) 왜 이럴 때 업무지시를 내리는 거야?라는 불만 가득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속으로 꾹 눌러 참는다.  대신,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 일을 마무리함으로써, 당신의 업무 지시가 앞으로 정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프로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공에 맞은 타자는 1루까지 걸어 출루하게 된다. 이때, 타자들은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맞으면서도 아픈 척을 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이 상대 투수의 공이 빠르지도, 위력적이지도 않음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파도 참고, 경기가 끝나면 멍자국을 주무른다고 한다.


일을 하다 보면, 정말 힘들 때가 있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고 주관적이지만. 나는 힘든 모습을 가능한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힘들다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살면, 일이 정말 힘들 것 같아서다. 그리고, 스스로 약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아 보여서다. 아마추어 같아 보이는 것이 싫다.


“진짜 지옥 같다. “

내 나이는 30대 후반에 닿아 있다. 이제 사회에서 만나는 주변 사람들은 10년 차 이상 되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술자리와 같은 모임자리에서, 직장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아, 정말 회사 생활 지옥 같다.  탈출하고 싶어. "
‘빨리 그만두고 다른 일 하고 싶어" 이런 말이 입에 달린 듯하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가까이하지 않는 편이다. 그들에게서는 긍정적인 기운을 받을 수도 없다.  


정말 직장이 힘들고 지옥 같다면, 한번 돌이켜 보자.

언제로? 취업하기 전 당신의 모습으로.

당신은 구직을 위해 채용공고를 찾고 있다. 부푼 마음을 안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인상 깊게 써내려 갔을 터. 어라? 내가 지원한 회사에서 면접을 보자고 한다. 시켜만 주시면 뭐든지 잘하겠습니다!  마치 뼈를 묻겠다는 심정으로 면접에 임했다.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마치 1년 같다.

“OO님,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입사를 축하합니다”

그렇게 첫 출근길을 나선다.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힘이 실린다. 마치 이 거대한 지구를 내 힘찬 발걸음으로 굴리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그렇게,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그렇게 행복했지 않았던가?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후가 다르다 했던가.

그렇게, 힘찬 발걸음으로 회사를 향하던 당신. 왜 이토록 그만두겠다는 불만이 많이 쌓였을까? 투덜이 직장인들이라도, 한 가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절대 회사는 당신에게 오라고 사정하지 않았다.”  (스카우트를 받은 경우는 제외다.)
마찬가지로, “절대 대학에 당신에게 입학하라고 사정하지 않았다.” (학교가 필요로 해서 뽑은 장학생의 경우는 제외다.)

그 어떠한 곳에서도 제발 우리 회사에 와서 일을 해주세요 라는 말을 먼저 꺼내지 않았다는 것. 회사는 당신에게 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을 뿐이고, 당신은 그것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당신은 거절할 수 있었지만, 수용했다. 그렇게 고용이라는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당신은 한 달에 20여 일 회사를 위해 일을 하고, 회사는 당신에게 약속한 비용을 치른다. 당신이 원했던 금액만큼의 약속을 지켜내면 된다.

누구나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후가 다르다고 했던가. 정말 간절했던 것이, 어느 순간 당연한 것이 되었고, 귀찮아지고, 마치 내가 일하는 시간들이 손해 보는 것 같다. "내가 이런 것도 해 줘야 해?" 라며 어깨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다.  나는 같은 직장인으로서 이런 투덜이 직장인을 주위 동료로 두고 있는 것이 힘들다.


우리가 선택했다. 우리가 스스로 직접 선택한 것이다.



지옥 같다. 하지만, 이직은 없다.!!

그들의 특징.

그들은 이력서를 쓰지 않는다. 쓰려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력관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안정된 고용에 집착하며, 그러한 보호막 안에서 안주하며, 다음 달 월급일만 기다린다.

경력이 지니고 있는 큰 힘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직업적 사명감이란 찾아볼 수 없으며, 그것을 잘 관리해서 어떻게 성장의 지렛대로 활용하는지 모른다.

이미 사회생활 첫 단추부터 설계되지 않은 대로 시작이 되었다. 설계도가 없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한 조직에 붙어, 기생하려 한다. 되도록 오랜 기간. 내 인생을 끝까지 책임져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결국 그들은 내가 하는 일이 좋아서, 내가 근무하는 회사가 좋아서 고용을 유지받는 것이 아니라, 도약을 위한 이력서를 쓸 자신이 없는 것이다.  사실, 내 경험상 이력서를 쓰기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남아있었다.

절도 중이 싫다. 아무리 중이 절을 떠난다지만, 반대로, 절도 중을 떠나보내고 싶을 때가 있을터. 모든 관계에는 작용 반작용 법칙이 따른다. 노사관계도 마찬가지다.

조직은 당신이 필요할까?

곰곰하게 생각해보자.

지키지 않는 당연한 소리들.

한 번에 강의료가 8억 원이 되는 브라이언 트레이시 회장의 말을 인용해본다. 그는 성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강연을 한다.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을 연구하며 찾아낸 법칙을 몇 가지 말하는데, 너무 뻔한 소리들이다. 나 또한 뭐야~! 너무 당연한 소리 아냐?라는 반응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도 이 부분을 절대 관과 할 수 없다.

첫째, 큰 꿈을 가져라. (Have a big dream)  
(말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소리다. 이 부분은 내가 브런치에 쓰고자 하는 글 중 가장 마지막에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아껴 둔다.)

둘째,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겁니다. (Do what you love to do)

왜 이렇게 당연한 소리를 하는 걸까?라는 반문이 생기면서도 내 주변을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정말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내가 하는 일을 무조건 적으로 사랑하면 된다. 열정적으로 뜨겁게 하나의 일에 빠져있는 직장인의 모습은 분명 매력이 있다. 생명을 구하려는 의사의 모습, 법적 보호가 필요한 약자를 위한 변호사의 열정적인 모습은 매력적이다. 자신의 일에 빠져 사는 사람의 모습은 그렇다. 그렇게 일에 미쳐 있어야 한다. 사랑하자. 내가 하는 일을.

그럼에도, 회사의 번지(직업경로를 잘못 선택)를 잘못 찾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전혀 나와 맞지 않는 적성, 내가 바라는 꿈, 삶의 방향과 공통분모가 1%도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회장의 말대로, 사랑하는 일을 업으로 하면 된다. 명문대학을 졸업하고도 예술가의 길로 가거나. 다니던 회사를 나와, 돌연 창업가의 길을 가는 사람들을 언론을 통해 보게 된다. 사랑하는 일을 내 업으로 만들어하는 사람들이다.  일을 하자. 내가 사랑하는 일을.


직장은 경험하기 위해 다니는 곳이 아니다.

당신의 직장은 당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그냥 허비하는 곳이 아니다.  만약 쓸데없는 시간들을 쏟아내고 있다면, 결국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다.

회사는 당신의 경험을 위해 일을 맡기는 곳이 아니다. 당신에게 경험 따위의 망상을 주기 위해 월급 송금을 하는 그런 후원기관이 아니란 말이다. 그곳은 실전이며, 말 그대로 생업의 현장이다. 경쟁사에 뒤져서도 안되며, 이익을 줄 수 있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오늘 하루의 업무가 회사의 성장이나 이익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가 이익만 좇았을 때의 부작용은 있다. 사회적/도덕적 책임은 함께 해야 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단순히 경험한다는 생각 자체가 아주 아마추어 적이며, 월급을 받을 자격이 되지 못한다.


경험을 하고 싶으면, 학원에 돈을 주고 배우면 된다. 혹은 연예인들처럼 연습생으로 활동하면 된다. 인턴이라는 것이 있다. 돈 받고 일하면서 경험하면 됐어! 같은 헛된 망상은 일찍부터 버리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


벗어나자. (Out-Standing)


내가 있는 곳이 지옥이라면 그곳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면 된다.

중이 절을 떠나는 법이다. 그러니, 소중한 시간을 헛되게 사용하지 말자.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되면 회사를 위해 떠나자. 그것이 당신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선택이다.

지금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의 내가 선택한 것의 결과물이다.

옳고 그름은 없다.


내가 선택한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모든 것은 선택이다.

(이상한 직장인 01.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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