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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선생 Oct 15. 2020

이래서 취업에 실패하는 겁니다.

세상을 이끌라는 뻔한 말


‘이상한 직장인’의 글과는 별개로 최근 취준생과 나눈 카톡 대화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본다.



나는 본업 외에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가르친다는 말이 좀 거창한 표현인 것 같은데, 적절한 단어를 못 찾아서 그렇다.

수학과 과학에 흥미가 많은 공학도지만, 가슴 한편에 영어교육자라는 꿈을 갖고 산다. 여러 환경 제약이 커, 영어 교육에 대한 꿈은 접어야지. 생각했다. (이유는 생략)

하지만, 영어강사일…, 그냥 오프라인에서만 못하는 거잖아..? 온라인에서 한번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공간에서는 누구도 나를 제약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가 있는 공간이다. 학원을 운영하기 위해 월세나, 채용 등 여러 가지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영어 블로거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8개월 이상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영어를 보는 새로운 시각에 대한 글을 쓰며 시작했던 블로그가,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이면서 취업준비생 및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영어능력시험인 토익(TOEIC)을 온라인에서 가르쳐 주는 코치가 되어있다. 까끔, 영문 이메일 첨삭이 필요한 직장인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영어교육자라는 딱지가 나의 새로운 부캐가 되었다. 딱, 이 코로나 시대에 맞는 나의 인생설계도 대로 흘러간다.

나는 별도로 홍보를 하지 않는다. 정말 영어공부가 절실한 사람만 나의 블로그를 찾아온다. 그 진심을 공감하고 나에게 연락을 하는 분들과 8주간의 과정으로 영어 공부를 진행한다. 내가 본업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100% 온라인(카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래의 내용을 위해 위의 배경을 설명해야 했습니다.)


본론시작.



올해 9월 초부터 8주간의 토익 코칭을 받던 학습자 중 한 명이 나에게 고민을 말해왔다.

(10월 12일에 주고받은 카톡 대화 내용은 이렇다.)


"코치님, 제가 10월 25일 예정된 정기 토익시험이 아닌 11월 초에 있는  쳐도 되나요? 이번에 원서 낸 곳이 하나 있는데 공고를 자세히 보니 25일에 ncs 시험이라 토익시험이랑 겹치네요ㅠ.ㅠ 칠까 말까 고민이긴 한데.. 안 치자니 나중에 후회될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봅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취업이 지금 가장 큰 인생 목표인데, 채용 공고에 따라 움직이는 게 우선이죠. 삶에도 우선순위라는 게 있는데… 후회할 일은 미리 만들지 마세요. "


그는 답했다.


"사실 서류 합격한 사람만 ncs를 치는 건데 서류합격 발표가 21일이거든요. 21일까지 기다려보고 서류 탈락했으면 그대로 25일에 토익시험을 칠까 싶기도 해요. 그래서, 20일까지는 그대로 토익 공부하는 거 진행하고…"


(즉 요약하면, 1차 서류합격을 해야 2차로 NCS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서류합격 발표가 10월 21일에 발표가 되니, 그때까지 토익공부를 하며 기다려 보며 10월 25일에 토익을 칠지, NCS 시험을 칠지 결정을 하겠다는 뜻이다. 만약 서류 합격을 하게라도 되면 ncs 시험을 위해 공부할 시간은 단, 4일밖에 남지 않게 된다.)


그래서 나는 답했다.

"OO님, NCS 시험을 치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1차 서류 합격을 한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하셔야 하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OO님이라면 그럴 것 같아요. 긍정!. 된다고 생각하고 모든 일을 준비해야죠."

"세상의 페이스대로 내가 끌려가면 안 됩니다. 내가 만들어 나가는 페이스대로 세상이 OO님을 따라오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뭐든 바라고, 계획하는 게 이뤄져요."

"제가 사는 방식을 적었는데.. 영어 가르치는 코치가 너무 오지랖일 수도 있겠지만.. 우선 토익 공부를 미루고, 11월 정기 토익에 맞춰 공부를 하면 되니, 현재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에 저는 더 응원합니다.

21일까지 서류합격 결과만 기다리다가, 만약 합격이라도 해버리면?? 4일간 벼락치기해서 NCS 시험 결과가 나쁘기라도 하면요?...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할 순간으로 남겨놓지 마세요."


그에게서 답이 왔다.


"진심 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반성을 많이 하게 되네요.ㅠ.ㅠ 그동안 이거 안되면 저거 이런 식으로 뭐든 집중을 못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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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에 계속 실패하고 싶으면, 세상이 결정하는 대로 가면 된다.


세상에는 남이 내린 결정에 따르는 사람과, 직접 내린 결정에 따르는 사람이 있다.


요즘 들어 내게 보이는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뉜다는 걸 깨닫는다. 나는 계속 내 결정에 따랐다. 그게 내가 인생을 사는 방식이다. 내 인생이기 때문.


뻔한데 쉽지않다.

원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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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항상 응원한다. 내게 코칭받는 모든이들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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