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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선생 Apr 02. 2021

의대 졸업 후 인턴까지 마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꿈을 어떻게 한 단어로 정할 수가 있어?

(이 글은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적었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는 것은,
너무 Traditional 한 생각 같아.



** Traditional : 전통적인 생각(사고)



계획대로 의대 공부도 잘 마쳤고,
(의사 면허도 취득했으며..)
이제 인턴까지 끝났으니..

앞으로 쉬면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생각할 시간을 좀 가져야겠어.


친구와 차 안에서 나누었던 대화다.




지난 2월 말 나는 인천공항으로 가고 있었다. 내가 국내(서울) 출장을 올 때면 친구는 나를 종종 공항까지 바래다주었다. 이날도 그랬다. 


서로  바쁘게 살다 보니, 이렇게 스치는 시간이라도 붙잡지 않으면 얼굴 보기가 힘들다.


그렇게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한 답을 찾는 대화는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도 계속 이어졌다.


밤늦은 시간이라, 편의점에서 소박한 음료와 먹거리를 사들고 자리를 잡았다. 코로나로 공항이 예년의 모습은 지워진 듯하다.


어떻게 살까?


정답은 없었지만, 여러 선택지는 던졌다.

나의 출국시간이 다가와서 답은 결국 미뤘다.


----


꿈을 어떻게 한 단어로 정할 수가 있겠어?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다.


코로나로 우리 가족은 지난해 한국으로 들어왔고, 덕분에 아들은 그렇게 원하던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외국생활 4년 동안 한국인이 없는 학교를 다녔었다.) 


이제 반학기가 지났고, 올해 4학년이 되었다.

장래희망을 적어야 한단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어?라고 물었다.


아들이 답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래 그거야.

너무 당연한 답이었다.


사실, 아빠도 아직 잘 모르겠거든.


그래서,

"아직 없지만, 여전히 찾고 있는 중"이라고 적기로 합의(?)했다.


꿈 없이 살아라는 뜻이 아니었다.


30대 후반인 나와 친구도 아직 꿈을 찾고 있다. 아직 10살밖에 안된 아이에게 꿈을 말하게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틀속에 가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이란?"무엇인가..


학교에서 했던 활동이었다.


아들은 이렇게 적었다.


내가 받고 싶은 것을 받는 것.
매일 있는 것



-----


장시간 비행 끝에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잘 도착했다.


삶의 방향(인생)에 대한 고민은 끝없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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