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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Sep 11. 2024

효도 배낭여행?

199년의 삶이 마주한 곳

'효도'와 '배낭여행'이라는 단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애초에 효도를 하려면 크루즈 여행을 준비하거나 고급 호텔을 예약해서 편안하게 모시며 '관광'을 시켜드려야지 효도를 한다면서 배낭여행을 떠난다는 말은 정말이지 어불성설이다. '천천히 빨리온나' '불편하지만 편하게 있어라'는 말처럼 안 어울리는 단어들이 만났다.


나는 누구와 함께 외국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국내에서야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니지만 외국에서는 늘 혼자서 배낭하나 짊어지고 돌아다녔다. 20대에 20개국 배낭여행을 하며 쉬고 싶으면 쉬고, 머무르고 싶으면 머물고, 떠나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떠났다. 누구에게 아무런 간섭도 받지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니 혼자 다니는 것이 무척 편하다. 여행하다 친구를 사귀면 그들과 잠시 어울리고, 헤어진 후 혼자 다니다 보면 또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그렇게 잠시 함께하다가 또 혼자가 되기를 반복하며 여행의 시간을 즐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여행은 혼자가 편하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일 때문에 힘든게 아니라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들 한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여행을 하다보면 일단은 몸이 힘들다. 아무래도 생소한 것들을 계속해서 마주하니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고, 몸이 힘들 수 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함께 다니다 보면 사소한 것 하나로 감정이 상하기 쉽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의견 충돌이 생기게 마련이다. 사회생활을 때보다 몸도 피곤하고 신경도 더 쓰이는데, 곁에 있는 사람까지 힘들게 하면 여러모로 서로가 힘든 시간을 갖게 된다. 그래서 함께 여행하려면 가급적 서로의 일거수 일투족에 왈가왈부하지 말아야 한다. 여행지에서 잠시 만났다 헤어질 사람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보다는 상대가 뭘 하고 싶은지 신경을 써야 한다. 나는 다른 장소로 옮기고 싶은데, 상대는 이곳에 더 머물고 싶어하면 난감하다. 처음 한 두번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이런 일이 반복되면 차라리 따로 다니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러니 차라리 혼자 다니는 게 편하다.


모두가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고생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고생한만큼 추억할 수 있고, 고생한만큼 성장할 수 있으니 기꺼이 그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여행의 기억은 평생을 따라다닌다. 1년전 오늘 뭘 했는지는 기억하기 힘들지만 1년전 오늘 다녀온 여행은 기억할 수 있다. 특히 외국으로 떠난 여행이라면 더 오래 기억된다. 30년전 다녀온 여행도 마치 지난 주 다녀온 것처럼 생생히 기억한다. 그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묘미다.


여행의 기억은 장기화되어 오래 남는다. 일상적인 기억은 오래가기 힘들지만 특별한 기억은 오래간다. 일상을 보내며 힘들 때마다 행복했던 여행의 기억을 꺼내보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힘들었더라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 힘든 기억조차도 행복한 기억으로 조정된다. 그 기억들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곱씹으니 기억이 더욱 선명해진다. 시간이 오래 지나도 예전 여행의 기억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유다.

 

부모님과 내 나이를 합하면 만으로 199살이다. 199년의 삶이 마주하는 그곳은 어떨지? 그곳에서 어떤 희로애락이 펼쳐질지 기대도 되지만 걱정이 앞서는 건 기우일까? 아무래도 연세도 있으시고 짧은 기간도 아니니 여러모로 걱정이 된다. 걱정하는 것에 비해서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천하태평이다.


인천-네팔 / 네팔-태국 / 베트남-인천 이렇게 3번은 항공편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태국부터 베트남 out할 때 까지는 3주 가까이 육로 이동이라 최대한 편안히 모셔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지프를 탈지, 배를 탈지, 택시를 탈지, 기차를 탈지 고민하느라 머리가 깨질 지경이다. 나 혼자였다면 당연히 무계획을 계획삼아 바람 부는데로 떠돌아 다녔으련만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2024년 9월 22일~10월 15(17일) [예상 일정 23(25일)]

네팔(카트만두) - 포카라 - 카트만두

태국(방콕) - 카오야이 국립공원

캄보디아(시엠레아프 앙코르와트 / 타 프롬 / 바이욘 사원) - 프놈펜

베트남(호찌민) - 판티엣 - 무이네 - 달랏 - 나트랑 - 다낭


대략정인 일정은 위와 같이 짜봤지만 배낭여행이 늘 그렇듯 모든 것은 계속해서 변한다. 루트도 일정도 비용도 계획도 모든 것이 변하게 마련이다. 거의 25년 전 내가 여행다닌 시절과는 모든 것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혹시 근래 다녀오신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부모님과 함께 할 좋은 장소와 음식 등 여러가지 정보를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여행기는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브런치 / 연합투데이 칼럼 / 블로그 포스팅으로 올릴 예정이다.


아버지께서는 처음 여행을 계획한 4월 경부터 이미 히말라야 중턱 쯤 올라가 계신다. 두 분은 오늘 밤도 설산을 오르는 꿈을 꾸실테지...


곧 떠날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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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브런치의 모든 글은 생각이 날 때마다 내용을 조금씩 윤문(潤文)하여 완성된 글로 만들어 나갑니다. 초안 발행 이후 반복 수정하는 과정을 꾸준히 거치니 시간이 지날수록 읽기가 수월하실 겁니다. 하여 초안은 '오탈자'와 '문맥'이 맞지 않는 글이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구하겠습니다. 아울러 글은 저자의 손을 떠나면 독자의 글입니다. 글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독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겸허한 마음으로 활발히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분들로 인해 글을 쓸 힘을 얻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저자 박석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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