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훈 - 시가될 이야기
사람은 제각기 자기 몸을 운영한다. 나는 나를 잘 안다. 나를 순간 놓게 되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엉망진창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나 자신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아주 제한적이고 엄하게 나를 대한다. 딱 한 가지 운동이나 먹는 것은 놓아준다. 일이나 사람 관계에 있어서 너무 선을 긋기에 그거만큼은 놓아주었기 때문에 지금 몸이 많이 망가진 편이다. 가끔은 많은 약속이 나를 짓누를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물 한잔을 마시고 세수한다. 매일 저녁에는 a4 한 장 이상의 글을 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무슨 일이던 간에 작업을 한다. 사람을 만날 때 텀을 두고 만난다. 자주 만나지 않는다. 등 즉흥적이고 재미난 약속들은 없다. 스스로가 답답하게 여겨질 때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더 아프고 힘들기 때문에 별거 아니지만 이렇게 나를 막아선다.
가령 어떤 이가 너무 좋더라도 나는 그를 자주 보지 않으려 한다. 가끔은 상대가 섭섭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나를 잘 안다. 나를 자주 보면 분명 질릴 것이다. 나랑 오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나와 분기별로 본다든지. 느슨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만 오래간다. 자주 보고 즉흥적인 관계는 틀림없이 어긋난다. 내가 잘못되었든 상대가 잘못되었든 곪는다. 그 관계에서 나는 매번 상처받는다. 그럴 바엔 아무리 좋더라도 그냥 적당한 선에서 '지인'으로 남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길임을 알게 되었다.
일함에도 똑같다. 나는 일을 하지 않고 그냥 놀게 되면 스스로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느껴진다. 쓸모없는 사람처럼 비루하고 괴롭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서류 한 장을 더 쓰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렇기에 회사원인 것처럼 그 시간 동안이라도 오래 앉아 한 가지 일이라도 해냄이 나에게 맞다. 그렇다고 누구의 밑에 들어가 일을 하는 것은 맞지 않으니 스스로가 나의 상사가 되어 일하는 것이 맞다.
하루하루, 시간을 보낼수록 나는 많은 약속을 만들어내 간다. 그 약속들은 나를 더 답답하게 만들고 나사처럼 세게 조이고 제한한다.
많은 약속이 가끔은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더 아플 수 있으니 그 무거움을 지니고 다니는 게 더 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