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하얗고 단단한 껍질로 덮였다. 한쪽눈만 그렇게 되었다. 기를 써서 앞을 보려고 눈알을 굴리자 검은자위가 툭 튀어나왔다. 피가 흘러 검은자위가 빨갛게 변했다. 무슨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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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장애의 증상 중 하나는 꿈을 많이 꾸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이 많아서 꿈을 많이 꾼다 생각했다. 불안이 많기에 잠을 잘때도 쉬지 못하는 것이였다. 내 머릿속은 온종일 시끄러운 셈이다. 깨어 있을때는 깨어 있는 모든 상황이 불안하고, 잠들어 있을땐 깨어있을때의 불안이 상상이 되어 시끄럽다. 좀처럼 안정이 되어 있지 못하다. 요즘은 오른쪽 눈이 빠질듯 아팠다. 지나가는 아픔이려니 하고 내두었다. 내둔줄 알았다.
꿈속에 오른쪽 눈에 하얗고 단단한 껍질로 뒤덮여 있었다. 눈을 뜨려해도 오른쪽 눈이 떠지지 않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마음속의 두려움이 오른쪽 눈의 껍질이 되었다. 그 껍질을 떼어버릴 용기조차 없던 나는 가만히 거울을 보았다. 가만히 가만히 두려움에 눈만 꿈뻑이다. 그래도 앞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눈알을 굴리자, 검은자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툭 하는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검은 자위가 나왔다. 곧, 빨갛게 물들었다. 흉측하게 변해버린 오른쪽 눈이 무서웠다. 거울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진 나는 한손으로 오른쪽 눈을 가리고 병원으로 향하다 집으로 되돌아왔다.
큰병이라고 진단 받을까 두려워 집으로 돌아왔다. 꿈은 그렇게 끝났다. 꿈에서 깬 나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앞이 보이니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거울을 보았다. 단단한 껍질은 없었다. 아마도 나의 불안이 만들어낸 껍질일테다. 그 껍질은 도로 내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 언제든 다시 기어올라와 내 눈을 막을 수 있다.
꿈속 병원에 가서 고쳤다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나의 두려움의 껍질이 부서질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