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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Jan 02. 2024

멍청이의 밤

"그건 경찰에서 해줄 일이 아닌것 같네요"

그럼 누구한테 말해야하나요.

나의 물음에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머리 꼭지가 뜨거워질만큼 화가나 있던 나의 피가 새파랗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켰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잘못은 아닌거 같은데, 내 잘못이라고 한다.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 늦은 시간에 온 문자 한통을 보며, 다시 곱씹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건 없는데, 나는 정당한 요구를 했고, 댓가를 지불했는데, 돌아온게 엉망이라서 화를 냈는데. 나는 화도 내면 안될 인간인건가. 우울이 내 피에 섞여들었는지 온몸을 타고 돌아다닌다. 몸 구석구석에 우울이 퍼져나갔다.

소리내어 엉엉 울다. 진짜 내가 잘못하고 있는건데, 내가 멍청해서 모르는거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찾아왔다. 새해는 즐거운 날인데, 하나도 즐겁지 않다. 새해부터 엉엉 울었으니 재수없으려나.

나는 언제나 일을 망치고 엉망으로 만드는 멍청인걸까

나는 언제나 잘못하는 걸까.


자고싶은데 잠들 수 없는 밤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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