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쓰는 웃기고 안쓰러운 우리들

기다림이 아름다웠던 때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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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려다가 버스가 언제 오나 싶어서 핸드폰으로 검색했다. 그러다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모든 사람이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가끔은 스마트폰이 없었던 옛날을 떠올려 본다. 버스가 언제 오는지 모르기 때문에 하염없이 내가 탈 버스를 기다리기도 하고, 친구와 만날 시간을 잘 지키기 위해 미리 약속 장소에 나가기도 했다. 똑똑한 핸드폰이 생기기 전에 우리는 꽤 부지런했다. 메시지 한 통에도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담아 쓰느라 띄어쓰기도 생략해야했다. 통화 요금이 많이 나올라 서로 번갈아 가며 전화를 먼저 걸기도 했다. 감수성이 풍부했던 때에는 내 메시지는 언제 읽는지, 메시지 한 통에도 밤에 잠들지 못했던 날도 있었다. 기다림이 당연시되었던 아름다웠던 때였다. 지금은 기다림이 지루해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 스마트폰 덕분에 내가 가는 곳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이곳 주위의 맛집은 어디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내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는 알 수 없게 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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