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의 힘
단순히 지금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아차림'만으로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알아차림이란
펼쳐진 상황을 한 발 물러나
바라볼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에고의 언어를 알아차리기 시작한다고
삶이 급작스럽게 평온해지거나
또렷한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반대로 처음 알아차렸을 때
찾아오는 것은 '어색함'이다.
그동안 너무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흘러가던 말 들,
'조금 만 더 참자'
'지금은 때가 아니야'
'다들 이렇게 살아'
이러한 문장들이
더 이상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마치 늘 듣던 새소리,
차소리, 사람 소리와 같이
배경음이 또렷이 들리기 시작한 것처럼
이때부터 당신은
처음으로 선택이 아닌 '거리'를 갖게 된다.
무수히 떠오르는 생각들과
당신 사이에
아주 얇은 틈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 얇은 틈이
모든 변화를 초래한다.
삶의 흐름을 신뢰하고
당신을 온전히 맡기기 시작하면
반응 속도가 느려진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불안이 오면
곧바로 반응했다.
누군가의 연락이 늦으면
의심했고
펼쳐진 상황이 불편하면
설명하거나 변명했다.
하지만 이 흐름을 신뢰하기 시작하면
조금 늦게 반응한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아직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짧은 멈춤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은 힘을 잃고
몸의 감각은 또렷하게 돌아온다.
그리고 놀랍게도
문제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당신이 행동하지 않아도
스스로 형태를 바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세상은 실제로 당신에게 더 친절해진다.
이건 기분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실질적인 변화이다.
억지로 밀어붙이던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리되거나
의외로 부드러워진다.
당신이 억지로 붙잡고 있던 일은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도움을 받거나
방향성이 바뀐다.
왜냐하면 에고의 강력한
저항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세상과 우주는
긴장하여 떨리고 있는 손 보다
열린 손에
더 쉽게 무언가를 올려놓는다.
당신이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면
당신의 삶의 밀도가 바뀐다.
흐름에 순응하고 받아들이며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물기 시작하면
삶은 갑자기 커지진 않는다.
대신 단단하고 촘촘해진다.
아침에 마신 커피의 온도
출근길 발바닥 감각
말 한마디의 여운
이전에는 다음 생각과 반응으로
밀려나던 것들이
자리를 되찾는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행복해져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 존재하고 있기에
감사가 남는 것이다.
당신이 통제하지 않자,
통제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당신은 더 이상
모든 것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설명하고 변명하려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 굴러간다.
회사도, 관계도,
돈도, 미래도,
과거도,
놀랍도록 알아서 굴러간다.
이때 당신은 깨달을 것이다.
그동안 당신이 삶을 움직인 것이 아니라
삶이 당신을 움직였다는 것을
이 거대한 흐름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표정은 대중들과 사뭇 다르다.
그는 특별히 밝지 않다.
항상 행복한 것도 아니다.
여전히 두려움을 느끼고
슬픔을 겪고, 혼란에 빠진다.
다만 그 감정들에
자기 자신을 넘겨주지 않는다.
그래서 표정이 조용하고 평온하다.
이 조용함 속에는
체념이 아니라 신뢰가 있다.
삶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든
그곳을 받아들이고
통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묵직한 신뢰가.
에고의 언어를 알아차리는 연습은
삶을 바꾸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삶을 그만 방해하기 위한 태도다.
그리고 방해를 멈추는 순간
세상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조용히 본래의 얼굴을 드러낸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인간에게
우주는 항상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