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푸르다.
다를 것 없는 매일인 줄 알았는데,
누구 하나 불러주지 않은 잔치가 한창이다.
초대받지 못한 마음에 그저 앞서가는 사람 따라 하늘하늘 걸어 본다.
문득 바람만 불면 마치 영화의 느린 그림마냥 가는 시간을 미쳐 쫒아가지 못한 내가 서있다.
바람따라 하늘 날으는 꽃잎들... 현실감이라고는 일도 없는 눈 앞의 풍경은 아이들 웃음소리만큼 멀다.
꽃은 떨어져 바닥을 덮어도 꽃이다.
떨어진 꽃조차 손으로 만질 수 없을 것 같은 귀한 마음은 대체 뭐람...
일부러 큰 몸짓으로 떨어진 꽃 잎 몇 장 얼른 주워 급히 책 사이에 끼워 넣으며,
하면 안 되는 나쁜 짓 한 것 같은 두근거림...
이쁘다 이쁘다....
말로 할 수 있을 때 잔뜩 해 줘야지...
인생도 꽃이라는데 흐드러지게 피었던 기억 간데없는 나는 언제 피려나...
나도 저들처럼 떨어져 땅을 덮어도 고운 꽃으로 여겨지려나...
꽃이 진 자리엔 잎도 꽃과 같으다.
나중에 꽃은 간데없고 푸른 잎만 남을 때...
아무도 나에게 속삭여 위로하지 않았던 그 위로의 마음을 담아 꽃으로 피었던 그곳에서
몰래 속삭여 줄 테다.
"너 그때 참 이뻤다, 지금도 넌 여전히 푸르구나"
라고 말이다.
이제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여 결국은 못 들을 그 말을 일부러 내가 해 줄 작정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내가 듣고 싶었던 그 말을 결국은 내가 먼저 하고 마는 것이 슬슬 익숙할만도 한데...
여전히 아쉬움에 마음이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