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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May 24. 2024

눈뜬 장님

새벽#25일차 누가복음 24:13-24

(누가복음 24:13-24)
13. 그 날에 그들 중 둘이 예루살렘에서 이십오 리 되는 엠마오라 하는 마을로 가면서
14. 이 모든 된 일을 서로 이야기하더라
15.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문의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16.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
17.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길 가면서 서로 주고받고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냐 하시니 두 사람이 슬픈 빛을 띠고 머물러 서더라
18. 그 한 사람인 글로바라 하는 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당신이 예루살렘에 체류하면서도 요즘 거기서 된 일을 혼자만 알지 못하느냐
19. 이르시되 무슨 일이냐 이르되 나사렛 예수의 일이니 그는 하나님과 모든 백성 앞에서 말과 일에 능하신 선지자이거늘
20. 우리 대제사장들과 관리들이 사형 판결에 넘겨 주어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21. 우리는 이 사람이 이스라엘을 속량할 자라고 바랐노라 이뿐 아니라 이 일이 일어난 지가 사흘째요
22. 또한 우리 중에 어떤 여자들이 우리로 놀라게 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새벽에 무덤에 갔다가
23. 그의 시체는 보지 못하고 와서 그가 살아나셨다 하는 천사들의 나타남을 보았다 함이라
24. 또 우리와 함께 한 자 중에 두어 사람이 무덤에 가 과연 여자들이 말한 바와 같음을 보았으나 예수는 보지 못하였느니라 하거늘


예전에 주일학교 설교 때 들었던 말씀이 생각난다.


한 마을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이 마을에 몇 달째 비가 내리지 않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때 마을에 있는 교회 목사님이 모여서 함께 기도하자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래 우리가 모여서 기도하면 들어주시겠지!" 라는 믿음으로 부흥회를 열고 함께 기도했다.

기도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놀랍게도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아무도 집에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때, 한 어린 소녀가 우산을 펼쳐들고 교회 밖으로 나왔다.

자세히 보니 소녀는 우의도 입고 장화도 신고 있었다.

하지만 어른들은 누구도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

그동안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오늘도 당연히 비가 올거라고 생각 못했던 것이다.

"얘야, 어떻게 우산을 가져올 생각을 했니?"

"그야 물론 오늘 비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니깐 이루어질줄 알았죠."


“little girl with umbrella”(AI 생성 이미지)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다 하며 그리스도를 내 삶의 주인이라 하지만, 과연 내 삶 속에서 진정 그리스도를 주로 인정하는 것은 얼마나 될까? 바라는 것을 두고 기도하지만, 정작 이루어지지 않을 것에 벌써 염려하고 초조해하며 대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오늘 예수의 죽음을 슬퍼하는 두 제자들은 자신들 앞에 나타난 예수님 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큰 상심에 잠겨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실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였지만, 부활을 통해 영생을 주실 메시아가 아닌 정치적 해방을 이루어줄 인물로 여겼던 것이다. 곧 자신의 신념과 자기 바람대로 믿었던 것이다.


내 삶 속에서 믿음은 과연 본질에 대한 믿음인가 아니면 내가 바라고 원하는 내 욕심대로의 믿음인가를 점검해봐야겠다. 본질은 들여다보지 못하고 눈 앞에 처한 고난과 어려움만 바라보며 낙담하고 있지 않은지, 만일 그렇다면 다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깨닫는 과정을 통해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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