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주영 Aug 28. 2024

그림자(Schatten)

새벽#71일차 잠언 17:1-12

1.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2. 슬기로운 종은 부끄러운 짓을 하는 주인의 아들을 다스리겠고 또 형제들 중에서 유업을 나누어 얻으리라
3. 도가니는 은을, 풀무는 금을 연단하거니와 여호와는 마음을 연단하시느니라
4. 악을 행하는 자는 사악한 입술이 하는 말을 잘 듣고 거짓말을 하는 자는 악한 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느니라
5. 가난한 자를 조롱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주를 멸시하는 자요 사람의 재앙을 기뻐하는 자는 형벌을 면하지 못할 자니라
6. 손자는 노인의 면류관이요 아비는 자식의 영화니라
7. 지나친 말을 하는 것도 미련한 자에게 합당하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거짓말을 하는 것이 존귀한 자에게 합당하겠느냐
8. 뇌물은 그 임자가 보기에 보석 같은즉 그가 어디로 향하든지 형통하게 하느니라
9. 허물을 덮어 주는 자는 사랑을 구하는 자요 그것을 거듭 말하는 자는 친한 벗을 이간하는 자니라
10. 한 마디 말로 총명한 자에게 충고하는 것이 매 백 대로 미련한 자를 때리는 것보다 더욱 깊이 박히느니라
11. 악한 자는 반역만 힘쓰나니 그러므로 그에게 잔인한 사자가 보냄을 받으리라
12. 차라리 새끼 빼앗긴 암곰을 만날지언정 미련한 일을 행하는 미련한 자를 만나지 말 것이니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열대야가 한동안 극성이더니, 처서(處暑)가 지나면서 무더위가 한풀 꺽이는 모양새다. 여전히 따사로운 햇살은 아직 여름의 것인지 아니면 가을의 것인지 모르겠지만 유난히 밝고 따뜻하다.


에어컨 빵빵한 사무실 안에 주로 머무르는 나에게 낮 시간 더위보다는 눈부신 햇빛이 거슬릴때가 있다. 강한 햇빛이 창문을 통해 사무실에 들어오면 모든 것을 선명하게 만든다.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그림자는 더 진해진다.


잠언에서는 두 가지를 대조하여 우리가 추구해야할 모습과 반대로 경계해야할 모습에 대해 선명하게 가르쳐준다. 선한 것과 악한 것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잠언의 말씀이 비추면 그 차이가 분명해진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칼 융(Carl Gustav Jung)'은 '그림자(Schatten) 이론'을 통해 인간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과 대조적으로 개인의 억압된 무의식의 어두운 부분에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은 모범적이고 바람직한 것을 추구함과 동시에 내면에는 죄성(罪性)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억압하기만 해서는 그것이 표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통해 억압된 부분들을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성도로서 성숙하고 온전한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


말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씀에 비추어 경계해야 할 나의 모습들을 살피고 인정하며 다시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my shadow on the wall” <AI 생성 이미지>
매거진의 이전글 에바브로디도(Epaphroditu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