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고백할 때 피어나는 빛

생의 이면

by 연하나

여기, 뒷방에 쇠사슬을 찬 채 짐승처럼 갇혀 지내는 사내가 있습니다. 어린 소년 박부길은 그가 자기 아버지인 줄도 몰랐죠. 어느 날, 소년은 무심코 쥐여준 손톱깎기로 아버지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끔찍한 현장을 목격합니다.


과거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천재 아버지는 원인 모를 발작으로 미쳐버렸고, 가족들은 어린 아들을 위해 그를 철저히 은폐했던 겁니다. 심지어 어머니마저 소년을 떠납니다. '남편을 미치게 했다'는 억울한 오명과, 악의적인 헛소문 속에 쫓겨나듯 마을을 떠나버렸죠.


졸지에 큰집의 애물단지가 된 소년. 쏟아지는 이웃들의 손가락질과 값싼 연민 속에 그는 철저히 고립됩니다.


숨이 막혀버린 소년은, 결국 이 불행의 뿌리를 태워버리듯 조상 묘에 불을 지르고 가출해 버립니다. 평생 골방에 갇혀버린 이 사내의 불행은, 도망친 곳에서 끝날 수 있을까요?


도망치듯 고향을 떠났지만, 박부길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마음의 골방'에 갇혀 있었습니다. 훗날 어머니와 재회하지만, 이미 얼어붙은 마음은 어떤 감정도 나누지 못한 채 굳게 닫혀버리죠.


그때 한 여자를 만납니다. 숭배에 가까운 사랑으로 비로소 세상 밖에 나오려 했지만... 사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평생 굶주렸던 '어머니의 결핍'을 채우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병적인 집착은 결국 가슴 아픈 이별을 부르고, 그는 다시 깊은 골방으로 숨어듭니다.


하지만 이번 골방은 달랐습니다. 그는 산산조각 난 실패의 파편들을 모아 묵묵히 자전적 소설을 써 내려갑니다. 평생 어둠 속에 살았던 사내가, 그 어둠을 뚫고 가장 선명한 '빛'을 발견하는 순간이었죠.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지독한 고립과 고독. 이승우의 소설 『생의 이면』은 묵직하게 위로합니다. 멈춰버린 삶을 다시 살아갈 용기는, 자신의 어두움을 똑바로 마주 보고 겁 없이 고백할 때 비로소 피어난다고 말이죠. 읽기 벅찬 인생 책, 지금 팔로우하셔서 매주 새로운 시선을 가져가세요. 하나의 서재였습니다.


*이 글은 제 유튜브 채널 '하나의 서재'에 올린 숏폼 대본입니다.

*아래 링크를 따라가시면 생생한 영상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어요. ^^


유튜브 쇼츠-> 하나의 서재 링크




목요일 연재
이전 06화가장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