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에 만난 《마음받침》. 자기 계발서라고 하기에는 마음받침이라는 낱말이 너무 인간적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바로는 오히려 힐링서에 가깝다고 하겠다. 들어가 보면 총 다섯 챕터로 나뉜다. 퇴근길의 안데르센은 명작 동화와 심리학의 콜라보 내지는 명작동화와 자기 계발서의 콜라보라 말하고 싶다.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두 분야가 묘하게 어우러져 읽는 이의 마음에 기분 좋은 틈을 만든다. 그 틈은 복잡한 세상살이의 끈을 한 뼘 놓았을 때 생겨나는 것이라 해도 되겠다. 독자를 향한 작가의 간절한 의도가 여기 있음은 좀 긴 듯한 제목에서도 충분히 읽힌다.
2022년 유월의 어느 날, 새하얀 표지에 여름이 성큼 걸어 나올 것 같은 그러데이션의 초록 글자는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월 초에 읽은 워튼의 《여름》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첫눈에 반해버린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어릴 때, 학교에서 돌아와 티브이 앞에서 즐겨 불렀던 안데르센의 '어린이 명작동화' 노래를 다시 부르게 만드는 책, 《마음받침》을 펼친다.
이 책은 발견ㅡ기준ㅡ확신ㅡ권리ㅡ결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4개의 안데르센 스토리가 들어 있다. 반전 동화 내지는 철학 동화를 읽는 느낌이다. 다시 앞 장을 들춰 보니 '행복한 삶을 위한 자기 성장 지침서'라고 적혀 있다. 마음을 받쳐 주는 것은 무엇일까? 데이지 꽃은 온전히 나를 위한 삶,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라고 한다. 전나무는 잊고 지낸 나의 과거, 나의 모습이라고, 그림자는 나는 언제부터 나를 잃어버린 걸까?, 부적은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 은화는 내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 정말이야! 에서는 사실 그대로를 바라보는 힘, 영감이 하는 일은 언제나 옳다에서는 말, 그 한마디가 주는 힘, 바보 한스에서는 선택에 대한 확실한 믿음, 벌거벗은 임금님에서는 페르소나에 가려진 나, 찻주전자에서는 내 삶을 사랑할 권리, 높이뛰기 선수들에서는 단단한 길을 만들어 가는 당신에게, 우쭐한 사과나무가지에서는 존중으로 더 커지는 나, 달팽이와 장미나무에서는 감정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두꺼비에서는 '나'를 사랑하기 위한 다짐이 마음받침의 자리를 지키도록 도와준다. 뽀얀겉모습에 반하고, 작가의 섬세한 마음 글밥에 한 번 더 반했다. 마치 바로 옆에서 내 등을 토닥이며조용조용 속삭이는 듯한 위로의 문장이 촤르륵 넘기다 펼쳐도 눈에 띈다. 이 작가, 따뜻한 글밥을 많이도 지어 놓았다.
배부르게 오래 먹을 수 있겠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작가는 친절하게도 이 책을 통해 찾고 싶은 나, 지나온 여정 속에서 발견한 나, 과거에 그린 나의 모습, 행복한 삶을 위한 시작, 치유를 위한 DMIC기법, 사실 그대로를 바라보는 힘, 나에게 전하는 긍정 메시지, 선택에 확신을 주는 기준, 당당한 민낯을 위한 시도, '나'를 사랑하며 살아갈 권리, 단단하게 성장할 권리, 성숙한 '나'를 위한 기본 존중, 감정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 '나'를 사랑하기 위한 다짐으로 독자의 마음받침을 단단히 다질 수 있도록 한다.
여기까지 적고 보니 '어른이'들을 위한 마음 받침 하나 곁에 두라 권하고 싶다. 일주일에 스토리 하나씩 읊어가며 '나'의 진정한 모습 찾기에 시간을 내보는 것도 좋겠다. 혼자가 힘들다면 주위의 두서넛 지인들과 함께 해도 무방하겠다. 세상의 무수한 가시가 우리들의 삶을 꿰뚫지 못하도록.주인 노릇하지 못하도록. 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을 꿈꾸는 우리들의 남은 날들을 위해서꼭.
추신 ㅡ책 전반에 왜 '나'만 있는가? 고민을 안고 작가의 출판 강연을 들었다. 2권에서 '너', 3권에서 '우리'를 작업할 계획이라 한다.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