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내게 불어 온 바람의 나이는 오십이었다

by 글똥

소문내지 않았던 나의 생일, "반짝반짝 은경아 사랑해"라는 글이 적힌 핑크 케이크. 볕 좋은 4월의 봄날, 초록 잔디 위로 바람이 불었다. 노래를 부르는 사이 바람이 먼저 와 제 것인 양 불어버린 생일초 다섯 개. 짓궂은 너의 성별은 몰라도 나이는 알겠다. 마침 목단도 피고 냉이꽃도 눈부시니 오늘 주인공 자리는 네게 양보하마. "바람 갑장, 생일 축하해"


행복한 바람이 온 마당에, 주인장의 머리에, 내 마음에 한참 머물러 마당 한 편의 라일락 향기를 전한다. 50을 먼저 산 사람이 50이 된 내게 전하는 말, 오래 기억에 남아 반짝반짝할 그대여.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건넬 이 말이 녹슬지 않게 오늘처럼 살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