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1년 제작/ 액션/ 미국/ 숀 맥나마라 감독/ 안나소피아 롭, 데니스 퀘이드, 헬렌 헌트 외 출연
벌써 가을 냄새가 난다. 킁킁거리지 않아도 창문을 열면 맡아지는 가을바람, 지금 나는 여름과 가을 사이에 있다. 코로나로 마음껏 즐기지 못한 여름, 짭조름한 바닷바람을 폐부 깊숙이 들여놓고 싶은 마음에 영화 <소울 서퍼>를 클릭한다. 두 눈이 단번에 시원해지는 바다와, 파도와 한 몸이 된 서퍼들의 행복이 화면 밖으로 흘러넘치면 어느새 나도 발끝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파도 소리에 귀가 먹먹해지면 발가락 사이엔 모래알이 바스락거리고, 나의 심장은 푸른 바다의 기운으로 금세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하와이에서 날마다 서핑을 즐기는 소녀가 있다. 베서니 해밀턴과 부모님, 그녀의 오빠와 남동생은 날마다 서핑을 즐기는 홈스쿨링 가족이다. 그녀의 친구 말리나 버치 역시 어린 시절부터 함께 파도를 벗 삼아 놀던 친구다. 서핑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그녀를 보고 있으면 무엇이든 즐기는 자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하와이주 결선대회에 출전하는 베서니는 1위로 예선을 통과한다. 서핑 모델로 스폰서까지 갖게 된 그녀는 하와이주 결선대회를 준비한다. 꼭 이겨야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미 신청한 멕시코 선교도 포기한다. 그리고 그녀는 연습 중인 바다에서 상어의 공격을 받고 왼팔을 잃는다.
그녀가 멕시코 선교를 포기하기 전, 사라 전도사는 두 개의 그림을 보여 주었다. 그녀가 알아맞히지 못한 화면의 사진은 확대한 파리의 눈과 호두였다. 사라는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경험한다거나 이해할 수 없을 때 시각을 바꿔 보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예레미야 29장 11절 말씀을 들려준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왼팔을 잃은 사춘기 소녀의 슬픔은 깊었다. 그러나 가족과 친구의 위로에 용기를 얻은 그녀는 다시 한 팔 서퍼의 서핑을 시작한다. 가족들은 그녀를 응원하고, 의수 회사에서는 베서니에게 잃어버린 팔을 만들어준다. 그러나 서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의수는 또 하나의 절망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모든 보드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서퍼 생활과 이별한다. 서핑을 위해 태어났다고 고백했던 베서니는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앞에 두고 망연자실한다. 외로움과 고통의 끝에서 그녀는 사라 전도사가 한 말을 기억하고 다시 태국으로 선교하러 간다.
그곳에는 쓰나미로 부모와 형제를 잃은 아이들이 있었다.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린 집의 잔재들이 해변에 널브러져 있었다. 가족을 잃은 충격에 실어증에 걸린 어린 소녀에게 서핑을 가르치며 웃음을 찾게 해 준 베서니는 그곳에서 다시 삶의 이유를 찾는다. 도전하는 그녀를 보고 같은 상처를 지닌 아이들은 희망을 잃지 않을 거라고 편지를 보낸다. 대회에서 반드시 상을 받아야 했던 베서니는 이제 승리가 목적이 아니라 서퍼가 목적인 삶으로 바뀌게 된다.
그녀는 말한다. "팔이 두 개일 때보다 나는 더 많은 사람을 끌어안게 됐다. 인생은 서핑과 비슷하다. 온몸이 긁히고 살갗이 벗겨지고 몸이 파김치가 돼도 견뎌내야 한다. 파도 밑에 처박혀도 곧바로 일어나야 한다. 파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한다. "믿음이 있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무엇이든지."
<소울 서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그녀는 월드비전과 함께 태국을 찾았다. 그리고 2004년 시즌 개막 시구자로 섰다. 영화가 끝나면 진짜 베서니 해밀턴이 우리를 향해 말한다. The end is just the beginning.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이어령 박사의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보면 콜링이라는 말이 있다. 그는 라스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콜링은 고통의 극에서 만나는 것이라고. 그대에게 신의 콜링은 언제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