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스티브 클로버스 감독, 미셸 파이퍼, 보 브리지스, 제프 브리지스 주연
<프리티 우먼>의 콜걸 줄리아 로버츠가, 리처드 기어가 연주하는 피아노 위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오버랩되는 영화.
미셸 파이퍼의 바싹 마른 몸이 싱어의 화려하거나 짧거나 블링블링한 옷에 요염함을 덧입혀주는, 귀여운 여인이라기보다는 미셸 파이퍼다운 콜걸, 수지 다이아몬드를 연기하는 영화.
남주인 제프도 리처드 기어의 유명세를 따라가기엔 역부족, 1992년 스티브 클로버스 감독이 만든. 1990년 게리 마샬 감독의 그 영화보다는 별 두 개 정도는 미리 삭제하고 보면 오히려 감동이 많을 것 같은 영화.
마돈나, 데브라 윙거가 고사한 덕분에 미셸 파이퍼를 할리우드의 스타로 만들어 준, 피아노 치는 삼류 연주자가 실제 형제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란. 놀란 하니 몇 달 전 본 놀란 감독 영화가 생각나는. 말장난처럼 행간을 늘이는 이유는 사이다 같은 톡 쏘는 맛을 느낄 수 없는 따분함을 대놓고 말하기엔 그들에게 살짝 미안한.
스토리는 평범하였고 내가 아는 노래는 딱 2곡. 지루할 뻔하다가 정신 차려 다시 보게 되는 두 번의 기회는 나름 좋았다.
예술과 생존의 갈등을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고, 그들의 사랑도 나 보기엔 건성건성 다루었으므로 <인셉션>과 비교도 안 될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 사실, 콜걸과 피아노 연주로 먹고사는 형제의 삶은 매우 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러나, 그들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카페에 내가 초대받았고, 멋진 드레스를 입고 제일 앞자리의 둥근 테이블에 앉아 12월 31일 23시 59분 50초부터 그들과 함께 카운트 다운하는 손님이 나였다면 이 영화는 반드시 10점 만점에 10점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