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6
5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블루스란다, 그것도 붉은 화성에서의. 발 끝이 금방이라도 들려 스텝을 밟을 것 같은 블루스, 블루스, 블루스가 자꾸만 혀 끝에서 맴도는 삼월의 봄밤이다. 누구를 만나러 갈까. 칼 세이건이 판을 장황하게 깔았으니 나의 남자는 내가 선택해야지. 각설하고 돈 많은 남자, 로웰을 만나러 가야겠다. 준외교관으로 조선에서도 살다 간 그를. 미국의 애리조나주에 가면 '화성의 언덕'이 있다니 거기로 가야겠지. (폭풍의 언덕에는 히스클리프, 화성의 언덕에는 플루토로웰. 재미있는 운율이로다) 화성의 언덕이란 그의 땅에 자신이 만든 천문대가 있는 곳이다. 와우... 미친 재력이다. (영천 보현산에 있는 천문대를 상상하니 갑자기 로웰 씨와 막 친해지고 싶다) 월리스가 이후 화성을 빙점이라고 했지만 나는 로웰의 화성, 사막의 세계를 상상한다. 과학적 근거가 아니라 얼음보다는 사막이 내겐 더 낭만적이라는 것. 그게 전부다.
화성을 주제로 한 영화 <우주 전쟁>부터 바이킹호에 실을 '울프의 덫'이라는 장치를 개발한 비시니액의 비참한 죽음에 이르기까지 화성의 블루스는 음악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아내와 이후 배닌과 리시폰을 거쳐 우리는 화성의 충돌 구덩이와 흙먼지 위에 다양한 콩나물들을 그려 각자의 블루스를 연주한다. 화성이 우리들의 블루스가 된 이유는 일단 지구와 가깝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학창 시절 수없이 외웠던 행성들의 순서를 보면 지구 다음이 화성이다. 화성은 언뜻 보기에 지구와 닮았단다. 얼음으로 뒤덮인 극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 맹렬한 흙먼지의 광풍, 계절에 따라 변하는 지표면의 패턴까지. 영화 <마션>을 보라. 코스모스의 화성이 그대로 영화에 담겨 있다. 현대 영화 산업의 눈부신 CG 기술 발달로 우리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화성 블루스를 함께 감상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수많은 천문학자가 화성 블루스를 연주할 것이다. 기대한다.
오늘까지 나를 위한 푸가와 블루스의 공연이 끝났다. 다음에는 어떤 공연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는 봄날의 책이다. 책장을 덮으며 나, 콧노래를 흥얼거리노니 "아~~아~~아~~ 블루스으 부르스으~~~브루스 연주자여~~~그 음악을~~멈추우지~~말아~~~요~~~^^"
사족 ㅡ火星과 和聲, Mars와 Harmony. 블루스보다는 하모니가 더 좋지 않았을까. 아마 칼 세이건이 동양인이었다면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