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7

6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by 글똥

15세기를 지나며 대항해 시대가 열렸다면 21세의 우리는 대항행 시대를 향한 보이저호의 'an endless story'에 모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하다. 네덜란드의 거침없는 항해와 그 뒤를 잇는 유럽 각국의 바다 해적들이 우리에게 남겨 준 것은 지식을 추구하는 과학적 탐구의 욕망, 미지 세계와 곳곳의 동식물을 발견하고자 하는 호기심, 스스로와 다른 사람들을 알고 싶은 열정이다. 칼은 이 모두가 탐험을 이끄는 강력한 추진력이라고 말한다. 덕분에 우리는 해외여행을 위한 비행기 티켓팅 하듯 곧 '우주여행' 티켓팅을 할 날이 올 것이라는 부푼 희망도 가질 수 있다. 나는 가끔 인간의 노마드 정신의 끝은 어디일까 궁금해진다.


276쪽 케플러의 궤도를 따라 힘차게 노를 저으며 우주의 바다를 항행하는 현대판 범선에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 명도 타고 있지 않다. 무인 우주선이야말로 기막히게 잘 설계된 고도의 지능형 로봇이다.


한 작가가 있다. 40대의 소설가로 '장미와 여우'의 이경민 대표다. 그의 연재소설 중 '인간형 로봇 프네우마'가 있다. 프네우마는 지금 우주의 바다를 항행하는 범선에 있다. 칼 세이건과 이경민의 글들이 하나가 되니 제 일의, 제 이의, 제 삼의 프네우마 그리고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함께하는 우주여행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 생각에 불을 지핀 한 사람이 있으니 그는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다. 그의 아버지 콘스탄틴 하위헌스는 영국 시인 존 던과 절친이었고, 화가 렘브란트를 발굴했으며 데카르트와 아이작 뉴턴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제일 부러운 것은 하위헌스가 당대의 부자였다는 것과 세계 여러 나라의 위대한 사상가들이 그의 집을 자주 방문했다는 것이다. 이는 하위헌스가 돈만 많은 게 아니라 나름 똑똑한 사람이었다는 뜻이다. 지동설을 지지한 것도 그렇고, 항해시 경도 측정을 가능하게 한 원심력을 발견한 이도 그라니, 부럽다. 진심이다. 호기심은 사람에게 엄청난 삶의 에너지를 주는 것이 확실하다. 하위헌스처럼 넉넉한 재력이 뒷받침된다면 더욱.


보이저호가 목성을 만난 날은 슬픔 그 자체였다. 별이 되려다 실패한 비운의 천체를 만났으니 오죽하였으랴. 그러나 목성의 가장 큰 붉은 위성 '이오'에는 버섯구름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아마 가능하다면 목성 관광은 이오관광이 특별 옵션으로 추가될지도 모르겠다. 몽골의 사막과 별빛 흐르는 밤을 간절히 사모하는 내가 어쩌면 사막의 밤처럼 추워진다는 이오에서 그 체험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는 것도 신난다.


목성에 이오가 있다면 토성에는 타이탄이 있다. 토성은 10시간에 한 번씩 자전을 하고 다양한 색깔의 고리가 적도 부분을 치장하고 있다고 한다. 음... 나는 토성의 아름다운 색들을 생각하며 내 몸의 적도 부근도 토성의 고리처럼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는 행복한 상상을 한다. 게다가 물로 된 얼음이라고 하니 그 고리들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날 것인가. 목성과 토성의 자기장이 우주의 어떤 것들을 홀릭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보이저 1호와 2호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보자.


325쪽 "영원히 방랑할 운명의 우주선이 '별의 섬'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와 엄청난 질량이 묶여 있는 은하수 은하의 중심을 한 바퀴 다 돌 때쯤이면 지구에서는 이미 수억 년의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 인류의 대항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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