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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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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May 16. 2023

하늘의 빗금들은 휙휙

시험지 위의 채점표처럼

온통 오답투성이


빗금들이 빗금들과 만나면

비로소

동글동글

정답들을 만든다


저 혼자 허공을 휘젓는

어떤 빗금도

하염없이 내려앉지 않으면

서로에게 서로를 내주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것들


시커먼 아스팔트

온 몸을 종일 내던져도

체크v 체크v 튕겨 버리는

세상의 단단함


폭신한 땅이었을 때

저들은 보조개 꽃을

지천으로 피우며 화답했었지


사람과 사람 사이도

빗물 같아서

서로에게 스밀 때에야

방울방울 정답을 만든다


흙과 흙 사이에 빗물들이 모여

서로를 적실 때

구불구불 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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