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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Jul 01. 2024

뜬금없이, 아들

20240701

직장인 새내기 석 달째인 아들이 집엘 왔다. 모처럼 셋이 외식을 하고 카페를 갔다. 강남에서 했다는 비싼 펌 덕분인지 '나 홀로 서울 생활'이 반짝 빛난다. 석 달 동안 사용하지 못했던 프린트기부터 고쳐 달라는 어미의 말에 냉큼 순종하는 착한 아들. 종량제 봉투값이 오른다기에 3묶음을 사 오라는 부탁에도 군말 없이 다녀오는 착한 아들.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창 밖을 보며 나누는 아빠와 아들의 대화가 아름다워 나는 연신 셔터를 누른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아들의 목소리에 희망이 묻어 있다. 성실과 독립이 자라고 있다. 그것을 보았으니, 하룻밤이었으나 아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 사라지지 않고 어미의 마음을 든든히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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