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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잔
바람이 불면 문득 여름이 오겠지
by
글똥
Oct 17. 2024
잎들이 몸을 만다
바람은 허공을 가로질러
나무에게로 온다
여린 잎들이
몸을 떨며
바람의 길을 만든다
그 길에서 태어난 나의 어제는 단단해져
바람을 이기고 등 뒤에 나를 낳는다
돌아보면
흔들림없는 그림자로 나를 온통 받치고
그냥 발끝에 조용하다
잎이 자라고
봄이 자라고
초록의 시간이
돋을새김의 검은 잎이 되는 동안
사라진 먼지와
흘러간 구름과
바람의 허리를 지나
문득
와버린 여름을 보았다
keyword
바람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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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똥
글쓰기는 나의 힘! 나는 글똥 누는 여자입니다^^ 2014년 수필집 《글똥 누는 여자》 팟빵 <글똥과 수필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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