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 한 잔

숲에 들다

by 글똥


이른 새벽

숲으로 간다

음화(陰畵)같은 나의 오십

새는 울고 나뭇잎들은 흔들리고

나는 흔들리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그늘이 그늘을 삼킨다

잎들이 무성해진다

숲은 깊어지고

나는 자꾸 투명해진다

내 생의 아리엘

노래하는 요정


나는 7월의 녹음을 입는다

숲에 들면

발뒤꿈치를 툭툭 치는 이 있어

풀과 꽃도

내게 물든다



물들자

가벼워지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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