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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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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Oct 17. 2024

모감주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비가 온다

자귀나무에

연잎 위에

갈라진 흙바닥의 틈새에

아카시 잎에

떨어진 오디에

두꺼비 등에


연잎들은 잠시 번식을 멈추고

새식구 맞이에 여념이 없다

먼 데서 떠돌던 빗금들

높은 데서 가벼웠던 사선들

오래 만나지 못해

얼굴조차 잊은 그들이

한꺼번에 후두둑

유월을 적신다


하늘 소식 내려앉는

세상의 모든 초록

세상의 모든 여름

쉴 새 없는 수다가

내 몸에도

토독토독토독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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