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밍 효과
며칠 동안 고심한 교육 기획안을 들고 B는 P부장 앞에 섰다.
다음 달부터 진행 예정인 5개의 교육프로그램을 컨펌받기 위해서다.
사람 좋아 보이는 P부장은 늘 웃으면서 맞아준다
보고서를 세심하게 들여다본 P부장은 늘 이렇게 말문을 연다.
"제 의견 말해도 되죠?
"이것은 이러니까 이렇게 하면 돼요"
"이 기획은 이런 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구구절절 옳은 피드백이지만 결국 P부장의 의견대로 보고서가 다시 수정된다.
그런데 참 기분이 나쁘지 않다.
어찌 보면 내 의도대로 되지 않아서 섭섭할 만도 한데
P부장의 돌아오는 피드백을 듣다 보면 어느새
B는 " 네에 알겠습니다 "라고 자기도 모르게 순응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P부장이 직원들에게 자주 사용하는 말 중
제 의견 말씀드릴게요 라는 말은 듣는 사람으로부터 심리적 안전감을 준다.
그래서 P부장의 말을 거부감 없이 긍정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지시하는 것이 아니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고 의견을 얘기한다는데
이 부분에 대해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느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P부장의 의견이 란 것이 P부장의 뜻이고 바람이고 암묵적인 지시어이지만
보고를 하는 B는 자신도 모르게 거부감 없이 그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p부장의 " 제 의견 말해도 되죠" 라는 말은 보고하는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힘이 있다.
프레이밍(framing) 효과라는 것이 있다. 보통 사진 찍을 때 틀이나 구도로 사용되는 말이다.
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느낌이나 구성이 달라지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가 보통 말을 하는 데 있어서도 어떻게 틀을 만들어서 어떤 관점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문제가 전혀 다르게 인식되거나 다르게 보인다.
보통 영업 마케팅에서도 이런 프레이밍 효과 전략이 사용된다.
3만 원짜리 사과세트와 5만 원짜리 사과세트가 있을 경우 보통 무난하게 3만 원짜리를 많이 구입한다.
그런데 여기에 7~8만 원짜리 사과세트가 더 추가된다면 사람들은 5만 원짜리 사과를 더 구입하게 된다.
너무 저렴하지도 않고 너무 비싸지도 않은 중간 가격대인 5만 원짜리
사과세트를 구입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지인들을 위한 선물을 어떤것을 고를지 지금부터 고민이다.
3만원짜리를 살지 5만원짜리를 살지 백화점에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