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남기고 간것들

위대한 나의 언니 나의 사랑

by 이서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온다.

순간 흠칫 놀랐다.


검은색 통굽을 신고 중년의 단발을 하고 키는 아담한 체격의 여성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는데 마치 생전의 우리 언니와 닮았다.

동글동글하고 사람 좋게 생긴 조금은 통통한 스타일의 그녀는

중년의 생활력 있고 야무진 60대 초반의 모습이었다.


언니가 살아있다면 아마 언니도 이런 모습으로 마트에도 가고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장가간 아들 이야기를 하고 손주 이야기를

나누었을 텐데 언니는 이제 내 곁에 없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내 입장에서 조카이지만 장가를 가고

예쁜 손녀를 낳고 아주 건강하고 야무진 며느리를 보았을 텐데

어쩜 이러한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기 바로직전에 언니는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는지...


언니가 우리 곁을 떠나고 난 뒤 나는 그 누구에게도 화풀이나 원망을 할 곳이 없었다.

신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신에게 간절히 간곡하게 기도하고 빌고 애원했었기 때문이다.

비과학적인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언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며 간절하게 빌고 또 기도했었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내 새명을 잘라서라도

언니가 꼭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었는데.. 나의 바람은 결국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나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웠었다.


그때는 너무 간절하다 보니 사람이 이성이 무너지고 맹목적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 알게 되었다.

미디어에서 가끔 뉴스에 나오는 그런 바보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는 것은 그러한 상황을 겪어 보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왜 그때 당시는 알지 못하고 잃고 나서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의 미숙함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는지 참 모르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언니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과 나의 이기적인 모습이 점점 선명해지는 것만 같다


5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그리움은 여전하고 점점 더 보고 싶다.

비슷한 사람을 보게 되면 생각나고

조카와 문자를 주고받고 나면 생각나고

명절이나 행사가 있을 때도 생각나고

강의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라오는 열차 안에 서서 또 생각이

나를 휘어 감아서 눈물이 나고 슬퍼진다.


언니는 도대체 나에게 무슨 존재였을까?

언니는 우리 가족들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이 글을 우리 가족이 본다면 살아생전 언니와 아주 각별하게 지내지도

않았는데 유별나네 라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도 모르겠다


언니의 존재가 나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그녀가 사라지고 나니

너무 명확하다 그녀는 나에게 너무도 위대한 존재였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더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그녀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 올려 보려한다.


(이미지출처: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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