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언니 나의 사랑
까마득한 어린시절이라 기억의 파편을 하나 하나 찾아가면서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어렸을때 언니와 놀았던 기억이 별로 없다.
언니와 나는 다른 세상을 산 사람처럼 나는 언니와의 추억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나는 나에대한 생각이 많고 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아이였기에
나의 꿈을 쫒고 나의 미래만을 꿈꾸며 살았던듯 싶다.
그래도 그렇지 왜 언니와의 다정한 추억들이 별로 없는지 나 자신에게
가끔 화가 나기도 하다.
물론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의 기억의 문제인지
내가 살아온 삶과 언니의 삶이 달라서 그런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어렴픗이 생각나는 기억의 파편들이 문득 문득 떠 오를때가 있다.
언니는 늘 잠이 부족했는지 잠좀 자게 조용히좀 해달라는 짜증섞인 목소리를
냈던 모습이 가끔 생각난다.
일하는곳이 지금 말하면 2교대 3교대를 하는곳이었는지 언니는 낮에는 집에서 잠을 자고
밤에도 일을하는 그런 제조업에 다녔던것 같다.
나와 동생은 학교에 가방을 매고 등교를 하면, 언니는 일터로 출근을 하거니 퇴근을 하고
피곤한 몸을 눕히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던 때가 많았다.
그런 사정을 몰랐던 나와 동생이 우당탕탕 장난을 치거나 오빠와 엄마가
큰소리로 이야기 할때면 언니는 잠좀자게 조용히좀 해달라고 그때만큼은
그 나이답게 짜증을 내었었다.
한창 잠도 많고 하고싶은 것이 많을 나이에 언니는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텐데 그때에 나와 동생은 아무것도 모르고
헤아리지 못하는 철부지 어린 아이들이라서 얼마나 원망스럽고 미웠을까?
그래서 그런지 언니는 우리 형제들중에서 키가 가장 작았다.
한창 실컷 잠도 자고 제때 식사를 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어린 나이에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많이 놓친듯 싶다.
언니는 그러한 것들이 많이 원망스럽고 불평불만을 할듯도 싶은데
단 한번도 엄마나 우리들에게 그러한 불평불만을 한적이 없었다.
키가 작은것이 컴플렉스였는지 늘 언니의 신발은 모두가 비슷한 통굽 모양의
구두나 단화로 이루어져 있었다.
무겁고 뭉툭해서 불편할것 같은데 언니는 더 편하다며 그저 묵묵히
통굽으로 자신의 컴플렉스를 가리고 감수하려 했던 것이다.
언니의 키는 작았지만 언니의 마음은 세상 우주보다도 더 넓고 깊다는것을
나는 알고 있다.
언니의 통굽 신발처럼 요란하게 소리나거나 잘난척 하지 않고 묵묵히
가족을 위해 동생을 위해 자신의 꿈도 미래도 접고 편안하고 충분한 수면도
포기해야만 했던 언니에게 꼭 말하고 싶다.
언니.. 정말 미안해.. 그때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고 시끄럽게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