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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투 비 블루

영화에 대한 스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by 송작가

영화의 시작은 이탈리아 감옥 바닥에 떨어진 트럼펫을 보여 주며 시작한다

마치 마약에 찌들어 명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쳇 베이커를 비유하듯이 말이다


(앞니가 다 부러져 틀니를 끼고 피를 토하며 악기 연습을 하는 쳇 베이커)


나는 영화를 보는 동안 내가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쳇 베이커는 악기를 포기할 수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트럼펫을 놓지 않았고 그리고 그는 다시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물론 마약에 다시 중독되어 유럽을 돌아다니던 도중 의문사를 당하지만

손가락이 없는 피아니스트 앞니가 없는 트럼펫티스트 라니

나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핑계를 가지며 할 수 있는 일들을 안 했을까라며 자책해 본다

아무튼 그렇게 피를 토해가며 연습을 한 결과 그는 다시 버드랜드의 무대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마약 치료 약을 안 가져왔다던 쳇 베이커의 말..

아마 거짓말이지 않았을까? 쳇이 항상 의지하고 기대던 제인이 중요한 오디션 때문에

연주장에 같이 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해 본다 (물론 연주를 할 때 그녀는 도착해 있었다)

왜냐면 제인은 쳇에게 마약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라고생각한다

그녀 덕분에 용기를 얻었고 다시 재기할 수 있었고 마약을 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중요한 연주에 같이 못 왔다니 아마 정신적으로 많이 불안했을 것 같다

무대로 올라가기 전 마약 치료 약을 구했지만 결국 그는 마약을 선택하고 무대에 올라선다

그리고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이라는 곡을노래와 연주한다

하지만 이 노래의 가사 때문인지 쳇의 모습 때문인지 제인은 쳇이 마약을 한 것을

눈치채고 프러포즈로 받은 선물을 딕에게 전달하고 무대를 떠나고 연주가 끝나며 영화도 끝이 난다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이라는 노래의 가사는 이러하다

지금껏 사랑에 빠져본 적 없죠

그런데 갑자기 당신에게 빠져버렸어요

영원히 당신에게

지금껏 사랑에 빠져본 적 없죠

내 마음은 그대로일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 줄로만 알았죠

하지만 사랑은 와인 같아요

너무 낯설고 강렬해요

나는 바보 같은 노래들로 가득 차 있어요

이 노래를 쏟아내야 해요

그러니 용서해 줘요

무력하게 껴안은 이 몽롱함을

정말로 난 단 한 번도 사랑에 빠져본 적 없었어요.

나는 이 노래 가사가 제인을 사랑했다고 착각했다는 자백? 곡 같았다

사랑에 빠져본 적 없지만 제인을 만나고 사랑인 줄 알았던 쳇

하지만 다시 마약을 하고 무대에 올라와 보니 사랑인 줄 알았던

제인과의 감정들이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느낀 것같다

그러니 바보 같은 이 감정들을 노래로 다 쏟아낸다

그러니 날 용서해 줘요 무기력하게 마약에 빠진 나는

정말로 단 한 번도 사랑에 빠져본 적 없어요라고 제인에게 말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그의 모습 때문 인지 이 노래를 듣다가 제인은 무대를 빠져나왔다


https://youtu.be/croDLJt0x5U? si=Eg6mqSsZv8ZWIAl2


이 영화는 어찌 보면 그냥 약쟁이 연주자의 이야기 일 수도 있고

시련을 극복한 천재 재즈 트럼펫티스트 하지만 무대의 이 중압감과 불안을

견디지 못한 채 마약에 빠진 불쌍한 연주자의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쳇 베이커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주자들 대부분은 무대의 이 압박감을 견뎌내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유명한 대가들은 보통 성격이 괴팍하고 술과 담배에 찌들어 있다

아니면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무대의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일찍 은퇴를 하는 천재들도 많다


아무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앞니가 없지만 엄청난 연습으로 극복한 그는

대단한 사람인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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