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rdin Jan 07. 2019

soupe à l'oignon

프렌치 양파 스프

20년전..정확히 18년전쯤 일 것이다. 소개팅을 하러 강남역에 꽤나 괜찮은 레스토랑과 카페의 중간쯤인 바였던거 같다.그 곳에서 소개팅남과 시켜먹은..내가 처음 접했던 스프가 양파스프였던걸로 기억한다. 첫 만남에 죽죽 늘어나는 치즈를 계속 쉬지않고 호로록 거리며 먹은 기억...아마도 굉장히 지저분하고 추하게?먹는 여성으로 보았을 수도 있다. 그게 소개팅남과의 첫 만남이자 마지막 만남이었으니..

페이스트리를 얹은 어니언 스프

나에게 양파스프는 그때만해도 좋은 기억일리 없었다.

그러곤 15년이 지난후 난 프랑스요리를 배웠고 양파스프를 사랑하게 되었다.

쌀쌀해진 날씨이건 비가 오는 날이건 숙취를 해소해야하는 그 모든날에 나의 식탁엔 어김없이 올라온 양파스프 한그릇.

정말 특별한 재료가 아닌 양파로만 이런 시원한 맛을 내다니 내가 만들어 먹으면서 내가.혼자.감탄한다.

난 양파스프로 인해 식재료에 대해 조금은 알게된 거 같다.

양파는 볶으면 볶을수록 단맛이 난다는걸..설탕없이 카라멜라이징이 될 수 있다는걸..

양파스프의 TIP은 정말 간단하지만 인내심을 요한다.

TIP.
1.양파를 팬에서 볶을때 너무 뒤적거리지 않는다.
2. 충분한 진한 갈색의 페이스트 상태가 될때까지 인내심을 갖는다.이 과정에서 양파스프의 깊은맛과 색이 결정된다.
3.그리고 완성후 볼에 담아 화이트비네거 1t.

주욱" 늘어나는 치즈를 잔뜩 얹어 주는 것도 좋지만 난 프랑스요리의 거장인 폴 보퀴즈 스타일로 퍼프 페이스트리를 뚜껑처럼 올려주었다.뭐..소개팅의 안 좋은 추억 때문일 수도 있고...


나는 전날 저녁을 먹고 치운 후 아침을 위해 양파스프를 끓여 놓는다. 다음날 차게먹어도 깊은 풍미가 나기 때문이다.

아니면 실온의 스프를 스프그릇에 담아 그라나빠다노를 갈아 넣고  퍼프페이스트리로 덮어 오븐200°에 15분정도 구워내면 따로 빵도 필요치 않은 든든한 아침이 된다.


 애기 궁둥이 처럼 봉긋 올라온 퍼프 페이스트리는 요즘 인터넷에 검색하면 냉동생지로 쉽게 구할수있다.
쓰기 1시간 전쯤 냉동에서 꺼내 냉장고 또는 실온에 놔두어 발효시켜야 저렇게 봉긋이 올라온다.

안그러면 이렇게 부풀다말고 폭.망...

이렇게 이뿌게 부풀어야 하지요.

스픈으로 바사삭 소리를 느끼며 코로 진한 향을 맡으며

Bon appétit.



http://instagram.com/cepetit_jardin










매거진의 이전글 POT AU FEU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