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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치코 May 25. 2024

빈센트 반 고흐가 래퍼가 된다면?

https://youtu.be/zkeKcYiLVIc

익히 알다시피, 반 고흐는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인물이었다. 


예술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 크게 불타올라

자신의 감성을 작품에 녹여내곤 했지만 그 속에 깊게 자리잡은

우울감과 지독한 고독은 그를 병들게 했다.


아마 지금 시대에 고흐가 래퍼로 태어났다면

자신의 감정에 대해 노래하는 emo-래퍼가 가장 어울리지 않았을까.


emo-랩의 감성을 가지며 예술성을 추구하는 Drain Gang의 멤버로도 적합해보인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빌이 빛나는 밤'에도 고흐의 정신상태가 담겨있다.


폴 고갱과의 논쟁으로 인해 자신의 귀를 자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요양원에 보내져 느낀 인간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의 뒤틀린 정신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고흐가 자신의 정신상태를 그림에 녹여내는 방식은

현재 힙합 씬에서 칭송받는 emo-래퍼들의 방식과도 많이 닮아있다.


그렇지만 고흐가 보여주던 화풍은 emo-랩에 비견되기엔 너무 화려하고 강렬했다. 


고흐도 처음부터 화려한 색감의 화풍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밀레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으며 밀레의 그림을 따라 그리곤 했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고흐의 열정이 이글이글 거리는 화풍은 

고흐가 네덜란드를 떠나 파리에, 파리를 떠나 아를에 도착했을 때 완성되었다.  


https://youtu.be/UfNuombVZb4


제대로 된 인상주의를 만나고 자신의 화풍을 완성시킨 고흐를 보고선 

21세기의 ‘인상주의 힙합’레이지를 만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벗어나색감과 재질에 집중하며 완성된 

그 시절 미술사조는 허무주의를 넘어 ‘무의미’에 가깝게 쾌감에 몰두한 

지금의 레이지와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정신상태와 연결시키면, 학창시절 겪은 정신문제를

자신의 이름에 담아내고 정신상태에 대한 가삿말을 담아내곤 하는

레이지 래퍼 Destroy Lonely와 비슷한 음악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다.


https://youtu.be/zG5YzRxOcsI 


올해 가장 뜬금없는 등장으로 뽑는 Tommy Richman,  이미 소속된 레이블도 있었지만 그의 성공엔 틱톡이 큰 역할을 했다.


고흐의 생전 인간관계를 본다면,음악가로서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항상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동료 화가들과 불화를 일으키기 일쑤 였고, 

심지어는 가족과도 사이가 좋지 않아 6남매 중 

남동생 '테오'와 화가를 꿈꾸던 여동생 '빌'만이 고흐와 교류했다.


다행인 것은 현재는 많은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홍보하는시대이고 

그것으로 성공한 아티스트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고흐가 인복이 없는 것만은 아녔으니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처제 ‘요한나’는 형의 죽음에 슬픔에 잠겨 목숨을 잃고 만 

남편 '테오'의 뜻을 잇기 위해 고흐의 작품을 열심히 홍보했고 

그 결과로 고흐는 세상 모두가 아는 화가가 되었다.  


무명의 래퍼가 훌륭한 매니저를 만나 유명세를 얻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TMI 하나 던지자면, 고흐가 가족들에 무신경했던 것만은 아니다. 

고흐의 생전 마지막 초상화는 어머니께 보내기 위해 수염을 깎은 채 그렸고 

고흐의 초상화중 보기 드물게 얼굴을 뒤 덮은 수염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도 결국은 어머니에겐 잘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장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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