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치코 May 24. 2024

"야만적이라고? 알겠어, 다 먹어치울게"

브라질의 공화정이 수립된지

40년정도가 흘러

'전통문화를 유지할 것이냐'와

'해외의 문화를 따를 것이냐'로 갈등하던 1928년,


브라질의 시인 OSWALD DE ANDRADE는

[MANIFESTO ANTROPÓFAGO]라는 선언서를 낸다.


온갖 비유와 추상적 표현으로 덮어져 있어

긴 글이 됐지만, 함축하자면 다음과 같다.


"어디에 붙을 지, 우리의 것만 따를 지,

고민하지 말고 어느 문화든 집어삼키고

소화시킬 수 있는 힘을 기르자"



OSWALD DE ANDRADE [MANIFESTO ANTROPÓFAGO


브라질 원주민의 전통은 외부의 침략에도

흔들리지 않고 더욱 시너지를 낼 것 이라는

새로운 시각은 '식인주의'라는 이명으로 널리 퍼져

브라질 문화를 대표하는 정신이 되었다.


https://youtu.be/tCMhuN3053o

이 정신이 1950년대에 이르면,

미국의 재즈를 브라질의 삼바가 집어삼키며

신파 (New Wave)라는 의미를 가진

보사 노바가 탄생하게 된다.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군부가 공포정치를 벌인

1960년대 중후반에 이르자, '식인주의'는

더욱 빛을 발한다.


군사정권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작된 문화부흥 운동은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의 안식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시작되었고,

이를 Tropicalia (트로피칼리아)라고 부른다. 


*후술할 아티스트 카에타누 벨로주가 자신의 작품과

비슷하게 생긴 한 그림을 보고 쓰게 된 이름으로

~ism (주의)라는 표현은 해당 운동을 벌이던

운동가들에 의해 거부됐다.


이 운동의 중심에 있던 인물은

카에타누 벨로주와 질베르토 질이라는

두 청년으로 둘은 대학에서 만나

음악적 파트너가 되었다.


벨로주가 본격적으로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것은

1967년 발매한 [Domingo]가 계기로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트로피칼리아를 내세우며

브라질의 보사노바, 삼바 리듬에

미국의 락을 상징하는 일렉 기타를 추가해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https://youtu.be/he_ghOAXbSM


1968년엔 제 3회 Brazilian Porpular Music Festival에

참가하지만 '코카콜라' 같은 외세의 오브제를

등장시킨 가사와 미국의 사이키델릭 락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사운드에 청중들은

야유를 보냈고 벨로주는 무대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내려왔다.


*관중들이 이토록 화를 낸 이유는

벨로주가 그들의 민족주의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https://youtu.be/n9b8QQhZ0BY

이 한 바탕의 난리로 벨로주는 우파들과 정부의

주시대상이 되었지만, 반대로 10대 청소년들에겐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는 계기가 된다.


질베르토 질 역시도 벨로주에 비하면

다소 얌전하지만 그 만의 방식대로 트로피칼리아를

이어나갔고, 이 두 아티스트는 반정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1968년 12월 한 클럽에서 공연을 하다 체포된

일이 발생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는데

이들은 결국 영국으로 강제이주 당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벨로주는 영국에서 발매한 음악이

가장 좋은 평을 받곤 한다.


 https://youtu.be/sA7utYhitUA


두 주역이 사라진 트로피칼리아 운동은 

침체기를 맞게 되지만 현재는 이들의 몸부림이

브라질 대중음악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1993년엔 이 운동이 일어난지 25주년을 맞아

합작 앨범 [Tropicalia 2]를 발매하기도 했으며


https://youtu.be/3RsckhHHwI8


질베르토 질은 문화부 장관 자리에도 앉게 되고


https://youtu.be/g8gDW3Q3yMw

벨로주는 지금까지도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요약

1.식인주의 등장

2.식인주의에 영향을 받은 트로피칼리아 운동

3.이 부흥운동은 죽었어도 음악 장르로 남게 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