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뒷산을 산책하는 시골 사는 웰피츠 일기
오늘 기분이 아주 나쁘다.
배도 아프고, 똥도 잘 안 나와서 더 그런 거 같다.
나는 내 감정을 잘 못 숨긴다.
기분 나쁜 게 얼굴에 다 드러난다.
샐쭉 실쭉거리며 새벽 별 보기 산책을 시작하는데
두 집사가 오늘 가을이 기분이 나쁜 이유가 뭐냐고 자꾸 묻는다.
말하기도 귀찮다.
그냥 기분이 나쁠 때도 있잖아.
왜냐하면.
왜냐하면.
그냥~~
니들은 그래도 되고 나는 왜 안 되는지 묻고 싶다.
하늘 봐라.~
아 캄캄해서 니들 눈에는 안 보이겠구나.
날씨 꿀꿀하잖아
나도 호르몬이란 거 있다고.
BP(바스트 포인트)라고 부르는 거 딱 하나 생겼지만
내가 정말 남자겠냐고....
아니 여자겠냐고...
뭐더라?
나도 헷갈리네.
이렇게 새침해질 때도 있고
봄바람이 부는 날~
이상하게 설레는 이 마음을 니들이 아냐고?
이렇게 세상이 모두 깨어나고 봄꽃은 만발했는데 나는 뭐냐고?
뒷집에 거무딩딩 멍댕이도 왔잖아.
안 어울리게 이름이 푸딩이래.
좀 못생기긴 했지만 다리가 길더라고......
나도 사랑이라는 거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기분 나쁜 이유가 없었는데 말하다 보니 이유를 알겠네.
너희는 나의 권리 개권?을 유린한 거라고....
물어봤어? 물어봤냐고?
아참 우린 말이 안 통하지.
그래 왜 기분이 나쁘냐고 물었지?
그냥~~
그냐앙~~
https://suno.com/song/b0d3fb23-5591-42d6-bbfb-86fd72e4e877
ai가 들려주는 가을이 마음을 들어보세요.
- 링크로 들어가서 paly 버튼을 눌러주세요-
가을이 열렬 팬인 친구가 ai 작곡 사이트에서 가을이 마음을 노래로 만들어 보내줬어요.
파일 다운로드는 되는데 업로드가 안되어 링크로 올립니다.
제작 출처 : https://suno.com/
인류는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알고자 애써왔다.
예술이나 종교 인문학을 통한 직관적인 통찰을 통해 혹은 문화 사회구조를 연구하며 사람을 이해하고자 했다.
그중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정신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사람의 마음과 동물의 마음은 어떻게 다를까?
가을이는 기분이 나쁘면 얼굴에 드러난다.
대부분은 왜 기분이 나쁜지 알지만 모를 때도 많다.
날씨가 흐리고 비 오면 가을이는 기분이 나빠진다.
또 콩이를 예뻐하면 질투심이 발동해서 기분이 나빠진다.
길냥이들이 여섯 마리나 집에 들어와 살면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거나 예뻐하는 것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
크게 싸운 적 있는 하얀 집 토비가 집 앞을 지나가면 적개심이 솟구쳐 분노한다.
하지만 도저히 이유를 모를 때도 있다.
인간의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과의 교감은 어떻게 해야 할까?
꽃과 나무를 비롯하여 달팽이, 풍뎅이 같은 곤충부터 뱀, 물고기, 앵무새 같은 동물까지 사람들은 다양한 반려 생명체를 키운다.
하물며 수석, 고목과 같은 이미 생명을 다한 무생물도 반려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과 이어진 길을 더는 함께 걷기 힘들어질 때, 반려생명체들에게서 받는 말없는 소통이 위로가 되는 것은 현대인의 ‘군중 속의 고독’ 때문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반려 생명체는 인간과는 말이 다르기에 대부분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소통한다.
꽃과 나무도 목이 마른 지 영양이 부족한지 온몸으로 표현한다.
하물며 움직이는 생명체들의 표현은 더 강렬하다.
사람들이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타인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 때, ‘사람들이 다 내 마음 같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내 마음도 다 모르면서 ‘사람들이 다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모순된 말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마음의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본다.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일, 그것이 다른 사람과의 길을 행복하게 함께 걸을 수 있게 할 것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리를 의식(意識), 전의식(前意識), 잠재의식(潛在意識)으로 나누고 그중 무의식이 90%가 넘는다고 했다.
잠재의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마음을 알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인류가 사람의 마음을 알고자 노력해 온 이유도 모두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행복의 근간에는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나와 대상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행복하면 세상도 행복하다.
혹, 내 기분이 안 좋아서 가을이가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오늘도 콩이가 삐쳐서 길가에 풀을 뜯고 서서 꿈쩍도 안 한다.
삐친다는 것은 ‘내 마음처럼 안 해줘서’이다.
너 마음이 뭔데?
내가 여기서 이걸 할 줄 몰랐다.